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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80만 미국 공무원들이 월급받지 못할 때… 트럼프, 백악관에 최신 스크린 골프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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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5600만원 들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5만달러(약 5600만원)를 들여 백악관 개인 공간에 스크린 골프장을 만들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 보도했다. 설치 시점은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으로 80만명에 달하는 연방 공무원들이 급여조차 받지 못할 때였다.

WP가 인용한 2명의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설치한 구형 스크린 골프 장치를 최신식으로 바꿨다. 셧다운 종료 시점인 지난달 25일을 전후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비(私費)를 들였다"며 "아직 실제로 사용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셧다운으로 미국 경제가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의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비판 여론을 의식해 직접 골프를 치는 대신 백악관에 최신식 실내 골프장을 만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WP에 따르면 평소 5일에 한 번꼴로 골프를 치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35일간 지속된 셧다운 기간에는 한 번도 골프를 치지 않았다. 그러면서 친구들에게는 "플로리다 (골프)코스가 그립다"며 불평했다고 한다.

백악관에 운동 공간을 만든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취임 초 한 번 배정되는 백악관 보수 예산으로 개인 운동 공간을 만들어 왔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아마비 치료를 목적으로 수영장을 만들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볼링장, 오바마 전 대통령은 농구 코트와 스크린 골프장을 만들었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대통령의 골프'를 비난해 왔다며 트럼프의 행동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2014년 트위터에 '문제와 어려움을 맞닥뜨린 미국의 대통령이 하루 종일 골프를 친다는 게 믿어지느냐'며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2016년 대선 기간 중에는 "나는 당신들을 위해 일할 것이고, 골프에는 시간을 쏟지 않을 것이다. 나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139번이나 골프를 쳤다. 연평균 38회 골프를 친 오바마 전 대통령의 2배가 넘는 수치로 연평균 70회에 달했다.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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