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5600만원 들여
WP가 인용한 2명의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설치한 구형 스크린 골프 장치를 최신식으로 바꿨다. 셧다운 종료 시점인 지난달 25일을 전후로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비(私費)를 들였다"며 "아직 실제로 사용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셧다운으로 미국 경제가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의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비판 여론을 의식해 직접 골프를 치는 대신 백악관에 최신식 실내 골프장을 만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WP에 따르면 평소 5일에 한 번꼴로 골프를 치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35일간 지속된 셧다운 기간에는 한 번도 골프를 치지 않았다. 그러면서 친구들에게는 "플로리다 (골프)코스가 그립다"며 불평했다고 한다.
백악관에 운동 공간을 만든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취임 초 한 번 배정되는 백악관 보수 예산으로 개인 운동 공간을 만들어 왔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아마비 치료를 목적으로 수영장을 만들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볼링장, 오바마 전 대통령은 농구 코트와 스크린 골프장을 만들었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대통령의 골프'를 비난해 왔다며 트럼프의 행동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2014년 트위터에 '문제와 어려움을 맞닥뜨린 미국의 대통령이 하루 종일 골프를 친다는 게 믿어지느냐'며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2016년 대선 기간 중에는 "나는 당신들을 위해 일할 것이고, 골프에는 시간을 쏟지 않을 것이다. 나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139번이나 골프를 쳤다. 연평균 38회 골프를 친 오바마 전 대통령의 2배가 넘는 수치로 연평균 70회에 달했다.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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