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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유기견 구조에 쓰라고 후원했더니…’ 동물보호단체 대표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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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대표, 후원금 사적 용도로 펑펑

여자친구와 해외여행, 월세 등으로 9000만 원 써

검찰, 사기 등 혐의로 30대 대표 재판에 넘겨

유기견 치료와 구조 명목으로 받은 후원금 수천만 원을 해외여행 경비 등으로 사용한 동물보호단체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권기환)는 동물보호단체 ‘가온’ 대표 서모 씨(37)를 사기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16년 11월 이 단체를 설립한 서 씨는 지난해 4월까지 회원 1000여 명으로부터 후원금 9800만 원을 모았다.

하지만 서 씨는 후원금의 대부분인 9000만 원을 여자친구와 함께 간 해외여행 경비, 자신의 월세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서 씨는 단체 회원들이 후원금 사용처 등에 대한 공개를 요구하자 포토샵으로 조작한 명세서 사진을 보여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 씨는 검찰 조사에서 ‘단체 정관에 따라 월급 명목으로 후원금을 가져간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서 씨가 강아지를 직접 구조하거나 (구조나 치료 관련) 봉사활동을 한 적은 없었다”며 “개를 모아놓은 곳에 가서 고발하겠다고 말하는 정도의 간접적인 보호활동을 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 단체 회원 A 씨는 “강아지를 돌보려는 회원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해 나쁜 짓을 해놓고도 잘못이 없다고 하는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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