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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모디총리, 접경지 깜짝방문…중국-인도 국경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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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9일 양국 접경지를 깜짝 방문한 것을 놓고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인도 역시 즉각 반박해 2017년 벌어진 양국의 국경 대치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모디 총리는 1박2일간의 인도 북동부 순방 일정을 소화하던 중 9일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 소재한 파룸파레 지역 홀룽기를 방문해 지역 발전과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에 대해 연설했다.

이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중국은 아루나찰프라데시주를 (인도의 땅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며 "인도 지도자들이 중·인도 국경 동쪽 지역에 방문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어 "인도는 양국 관계를 위해 중국의 이익과 우려를 존중해야 한다"며 "중국은 인도가 국경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아루나찰프라데시주는 인도의 일부이자 빼앗길 수 없는 지역"이라며 "인도 지도자들은 다른 인도 영토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을 때때로 방문한다. 이 같은 입장은 중국에 수차례 전달됐다"고 반박했다.

아루나찰프라데시주는 중국 티베트자치구와 맞닿아 있는 인도 최동단 지역으로, 1914년 '영국령' 인도와 티베트 간 국경 합의를 통해 인도로 편입됐다. 중국은 이 합의를 인정하지 않고 이 지역을 남티베트의 일부인 '짱난' 지역으로 여기며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양측은 이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지만, 지금까지 국경을 확정하지 못하고 실질적 통제선을 사실상 국경으로 관리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긴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고조됐다. 당시 중국인 건설 노동자들이 무단으로 국경 지역을 넘어 도로 건설을 시도하는 사건이 있었다. 인도 측이 이에 반발해 군대를 파견하자 건설 노동자들이 물러나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양측 군 지도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났지만 합의에 다다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양국의 잇단 강경대응에 2년 전 '도클람(중국명 둥랑) 분쟁'과 같은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은 부탄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던 도클람 지역에서 도로를 건설했다. 부탄과 상호방위조약 중이던 인도는 이에 즉시 항의했고, 양국은 이 지역에 무장병력 수천 명을 배치해 73일간 대치한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분쟁은 73일간의 도클람 분쟁을 향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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