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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법원 "신문배달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부당 해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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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계약 형식보다 실질 모습에 무게

아시아투데이


아시아투데이 황의중 기자 = 신문배달원도 계약업체에서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유진현 부장판사)는 지방 신문배포대행업체 S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 해고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S사는 배포작업원들의 업무 내용을 직접 정해 구체적으로 업무 내용을 지시했고, 출근 시간이나 조회시간, 그 변동 사항을 단체 문자로 알리기도 했다”며 “S사가 배포작업원들의 업무 전반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 등은 S사의 지시에 따라 배포 업무를 하고 S사가 지정한 보수를 지급받았을 뿐 독자적인 방법으로 업무 내용과 범위를 스스로 확장·개척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 만큼 S사가 도급 계약 해지를 통보한 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이뤄진 해고에 해당한다”며 “A씨가 요구안 작성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해지한 건 정당한 해고 사유가 아니라며 부당 해고”라고 밝혔다.

S사는 광주 지역의 대표적인 미디어 그룹 계열사로, 그룹 소유 신문의 배포 대행을 맡고 있다.

S사와 도급 계약을 맺고 신문 배달을 하던 A씨는 2017년 9월 배달원들을 대표해 근로 여건 개선과 정직원 전환 등을 요구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 S사는 A씨에게 ‘배포 대행 도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A씨는 배달원들의 노동조합 설립을 막으려는 부당노동행위인 데다 부당 해고라며 노동 당국에 S사와 그 미디어 그룹을 상대로 구제 신청을 냈다.

재심 끝에 중앙노동위원회는 S사가 A씨를 부당해고했다는 결론을 내렸고, S사는 이에 반발해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S사는 A씨와 도급 계약을 맺은 것이지, 근로 계약을 맺은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를 비롯한 신문배달원들은 이전부터 각자 사업자 등록을 하고 독자적인 사업을 해 왔기 때문에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법원은 그러나 그 실질을 따졌을 때 A씨가 임금을 목적으로 S사에 종속돼 근로를 제공했다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맞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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