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는 논란에 대해 "소설의 의도와 맥락을 무시하고 왜곡한 막무가내이자 천박한 문학텍스트 읽기"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가 ‘적반하장’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이틀 만에 사과하고 입장문을 삭제했다.
강씨는 8일 출판사를 통해 "제 소설의 일부 구절은 집필 당시 ‘성적 대상화’를 의식적으로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다 해도 독자와 네티즌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며 ‘젠더 감수성’ 부족의 소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이번 일로 상처 입고 불쾌감을 느꼈을 독자와 네티즌에게 깊이 사과 드리며, 향후 ‘젠더 감수성’과 ‘성 평등 의식’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겠다"고 했다.
호밀밭출판사 공식 페이스북 캡처 |
또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감정적이었던 데다, 적절하지 못한 내용이 포함됐던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서 내놓은 입장문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언더더씨’를 펴낸 출판사 호밀밭 측도 "이번 논란이 특정 성향의 네티즌에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사회구성원의 사고방식과 관점, 특히 젠더 감수성 등도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머리로만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시대와 더불어 나아가지 못하고 어떤 지점에서는 안이하게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닌지 계속 고민하고 성찰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출간된 ‘언더더씨’를 둘러싼 논란은 한 네티즌이 소설의 한 구절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지극히 남성주의적 시각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다룬 소설"이라고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이 소설의 1인칭 화자인 세월호에서 희생된 여학생이 자두를 먹으며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큼하고 달콤한 즙액"라고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부 네티즌은 "어떤 여학생도 자두를 먹으며 자신의 가슴을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성적 대상화 문제를 제기했다.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모욕이 될 수 있는 표현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강씨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무언가를 먹은 기억은 살아있음을 환기시키는 가장 중요하고 일반적인 장치다. 무구하고 생기발랄한 젊디젊은 여학생의 생을 상징하는 문학적 장치로서 단단하고 탱탱한 자두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라며 "소설 속의 한 구절을 들어 어떤 극렬하고 편향적인 페미니스트 카페 회원들이 문제를 삼았던 모양이다. 내게 졸지에 ‘개저씨 작가’라는 딱지를 붙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원고지 120매짜리 긴 소설의 한 문장을 떼어내 소설 전체 의도와 맥락을 깡그리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건 막무가내적이고 천박한 문학텍스트 읽기"라고도 했다.
[노우리 인턴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