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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美 셧다운 17일째… 죄수는 신년 스테이크 특식, 교도관은 월급 못받아 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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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FK공항, 직원 결근에 혼잡 극심

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 거론

미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일시 업무 정지)이 7일(현지 시각) 17일째 이어지면서 전역에서 각종 사회문제가 돌출되고 있다. 셧다운으로 80만여 명의 연방 공무원들이 일시 해고되거나 급여를 받지 못해 여러 공공 부문이 마비 상태에 빠지면서 일반 시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셧다운이 시작된 이래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등 국립공원에서 안전 관리 미비로 방문객 3명이 숨지는 등 셧다운 관련 사망자가 이날까지 7명으로 늘었다. 뉴욕 JFK 공항과 라가르디아 공항 등에서는 직원들이 아프다며 무더기 결근하자 수속이 지연돼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다. CNN·ABC 등 미 언론들은 "무급에도 필수 근무해야 하는 국토안보부 교통보안청(TSA) 소속 공항 검색요원 수백 명이 병가(病暇)를 냈다"고 했다. TSA는 여행객들에게 "국내선 탑승은 2시간 전, 국제선은 3시간 전 공항에 나오라"고 안내하고 있다.

극빈층 식비 지원 프로그램인 푸드 스탬프(food stamp)도 농무부 재원 고갈로 곧 중단될 위기다. 의회가 긴급 배당한 30억달러는 1월 중 소진될 전망으로, 내달부터 4200만명의 극빈층이 배를 곯을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19'에도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출장 경비 부족 등을 이유로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혀 파행이 예상된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 "플로리다의 연방 교도소 재소자들이 신년을 맞아 스테이크 등 특식을 제공받은 반면, 교도관들은 월급도 못 받고 출근하며 생계를 위해 우버 기사 등 부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또 무슬림 봉사단체 소속 청년들이 황무지(wild west)처럼 변한 워싱턴 의사당 앞길, 펜실베이니아 독립기념관 등에 수십 명씩 모여 청소 자원 봉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캐러밴에 '폭력적인 무슬림'이 숨어 들어온다고 했는데, 국경 장벽으로 인한 난장판을 무슬림이 치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 셧다운은 클린턴 정부 때인 1995년 21일간 이어졌던 역대 최장 셧다운 기록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린 국가 비상 상황에 직면했다"며 "앞으로 진행 상황에 따라 국가비상사태(national emergency)를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에서조차 "비상사태의 법적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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