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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보름 넘긴 美 셧다운 사태…트럼프 "국가 비상사태 선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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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보안 ‘빨간불’에 무더기 결항 우려도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 백악관과 민주당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5일(현지시간) 보름을 맞았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및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과 만나 부분적 셧다운 중단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실패 직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절대적으로 국가의 안보 때문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아직 한 적은 없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다”면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빠르게 장벽을 건설할 수 있다. 이는 일을 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라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국경장벽 예산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몇달, 몇년 동안이라도 셧다운이 지속될 수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백악관 협상 결렬직후 “우리는 정부 셧다운을 끝내고 업무 재개가 되기 전까지 국경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방침을 대통령에게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장벽 건설이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원 지출위원회의 에반 홀랜더 대변인은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은 전쟁과 진정한 국가 비상사태를 위한 것”이라며 "돈 낭비인 장벽 건설을 위해 대통령 권한을 주장한다면 의회의 법적 도전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회 예산국장 출신인 더글러스 홀츠 이킨 아메리칸 액션 포럼 회장은 “돈줄은 의회가 쥐고 있으며 그것이 분쟁의 본질”이라며 “대통령은 모든 것에 대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겠지만 필요한 돈을 어디에서 얻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해도 의회 도움 없이는 재원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교통안전청(TSA)은 이날 트위터에 셧다운 기간이 길어지면서 보안 담당 직원들이 업무를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항공 보안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항공 관계자들은 셧다운이 더 길어지면 항공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항공 관제 인력에 부족해질 경우 항공기 결항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TSA 직원 수천명은 셧다운이 시작된 이후 무급 근무를 계속해왔다. 한 TSA 직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셧다운으로 인한) 불확실하게 사는 것은 가족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말했고, 또다른 직원은 “이달 말까지 급여가 지급되지 않으면 서비스직이라도 찾을 것이다. 끔찍하다. 셧다운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영 특파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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