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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트럼프·민주당 '국경예산 협상' 실패…셧다운 장기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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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가 12일째 셧다운(shutdown·연방정부 업무정지)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의회 지도부가 셧다운을 중단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한 협상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경 장벽 예산을 두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셧다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 4명이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조선일보

낸시 펠로시(가운데)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2019년 1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후 기자들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 주요 기관의 업무를 재개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거절했다. 민주당의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56억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 미국-멕시코간 국경 장벽 건설 예산안이 포함돼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행대로 국경장벽 유지·보수비 13억달러를 유지하고 새로운 장벽 건설 예산은 배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해 12월 민주당과 25억달러 국경안보 예산안을 협상해보겠다고 했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경장벽 예산과 관계없는 다른 연방 정부기관의 업무를 재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어리석어 보일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로 셧다운 12일째인 미국에선 여파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날 워싱턴 DC의 박물관 17곳과 국립 동물원은 문을 닫았다. 국립공원들도 주변과 화장실에 각종 쓰레기와 오물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넘쳐나자 문을 닫기로 했다. 연휴를 맞아 모처럼 워싱턴을 찾은 관광객들은 닫힌 건물 앞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했다.

혼인신고 접수 업무를 비롯해 국세청, 증권거래위원회 등 주요 업무들이 모두 중단돼 가계와 사업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80만명의 연방 공무원이 강제 무급 휴가에 들어갔다. 홀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공무원들은 신용카드 사용을 중단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셧다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여야 의회 모두 정치적인 압박을 받고 있지만 양측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수인 하원을 이용하거나 상원 필리버스터를 통해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안을 막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예산안을 거부할 수 있으며, 공화당 상원도 트럼프가 승인하지 않은 법안은 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우선 3일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내년 2월 8일까지 국토안보부에 예산 13억달러를 지원하고, 쟁점이 없는 타 부서에는 이번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9월 30일까지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는 예산안을 하원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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