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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항모 보유·F35 105대 도입 …일본 ‘전수방위’ 원칙 걷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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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대강 5년만에 개정 확정

이즈모 호위함 사실상 항모로 개조

사정거리 900㎞ 미사일 대거 도입

사이버 방위·전자파 공격 부대 창설

‘공격받을 때만 공격’ 방위원칙 깨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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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자위대의 원거리 공격 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방위대강을 확정했다. 전수방위(공격받을 때만 군사력을 행사하며, 그 범위는 최소한으로 함) 원칙을 형해화하는 것으로, ‘주일미군은 창, 자위대는 방패’라는 역할 구분이 완전히 허물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18일 장기적 방위 계획인 방위대강과 5년간의 무기 조달 계획인 중기 방위계획(2019~2023년)을 각의결정(한국의 국무회의 의결에 해당)했다. 또 첨단 전투기 F35는 A·B형 105대를 추가 구입해 모두 147대 체제를 갖춘다고 별도로 발표했다.

한겨레

개정 방위대강은 장거리 공격 무기를 대거 도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표적 공격형 무기인 항공모함 보유가 가장 중요하다. 방위대강은 “단거리이륙·수직착륙기를 포함한 전투기 체계를 구축해 일본과 태평양 지역에서 공중 대처 능력을 강화”하고, 중기 방위계획은 “이즈모급 호위함을 ‘다용도 호위함’으로 개조”한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이즈모급 호위함 2척을 단거리이륙·수직착륙이 가능한 전투기를 탑재하는 함정으로 개조해 2차대전 종전 후 최초로 사실상의 항모를 보유하겠다는 계획이다. 함재기로 추진 중인 F35B는 미국에서 42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항모 보유 논란을 의식해 “전투기를 항상 탑재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만 한다. 다용도 호위함은 전수방위 원칙 내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국 국방 관계자는 “결국 일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개조 호위함을) 항모로 운영하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위대강은 전체적으로 전수방위 범위를 넘어서는 내용이 많다. 일본이 5세대 전투기인 F35를 100대 이상 새로 들여온다는 것은 제공권을 장악하겠다는 내용으로, 주변국들에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사정거리가 900㎞에 이르는 전투기용 장거리순항미사일(JASSM)과 장거리 대함미사일(LRASM) 등 ‘스탠드오프 미사일’(장거리 미사일)을 확보하는 것도 중기 방위계획에 넣었다.

‘영역 횡단’ 작전 능력 구비를 이유로 육해공 공동 부대인 사이버 방위부대와 해상 수송 부대 창설 내용도 담았다. 우주 부대와 전자파 공격 부대도 만들기로 했다. <지지통신>은 장거리 미사일 도입 계획 등을 들며 주일미군이 공격을 담당하는 ‘창’이고 자위대는 방어를 맡는 ‘방패’라는 구별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방위대강은 보통 10년마다 개정하지만 아베 신조 정부는 이번엔 5년 만에 고쳤다. 일본 정부는 중국과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공격 능력 강화를 합리화하기도 했다. 이번 방위대강은 5년 전과 달리 중국을 북한보다 앞에 기술하면서 “중국 등의 국력 신장 등에 의해 세력 균형 변화가 가속화·복잡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증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군사 행동은 우리 나라의 안전에 중대하고 절박한 위협”이라며 “북한 핵·미사일 능력은 본질적으로 변화가 없다”고 했다.

군사 평론가 마에다 데쓰오는 <한겨레>에 “일본 정부는 방위대강에 전수방위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적었지만 내용은 이와 역행한다. 작전 범위를 크게 넓힌 게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호위함에 항상 전투기를 싣지는 않으니 공격형이 아니라는 것은 초보자에게나 통할 얘기”라며 “미군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도 요코스카에 정박할 때 전투기를 탑재하지 않는다. 1년의 반은 전투기를 탑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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