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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센트럴키친이 뜬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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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센트럴키친(중앙 집중식 조리시설) 사업이 식품업체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급식 시설이나 외식 사업장에서 원재료부터 다듬어 요리를 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센트럴키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식재료를 전처리하거나 반조리한 상태로 현장에 공급하면 그만큼 투입되는 인력을 줄일 수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센트럴키친이 자리 잡은 지 오래인데 국내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이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 확대 의지를 내비치는 곳은 신세계푸드다. 그룹 계열 외식업체뿐만 아니라 외부 프랜차이즈를 늘려 사업 매출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센트럴키친 제품을 쓰면 재료비는 10~20% 정도 증가하지만 인건비와 조리에 들어가는 부대비용이 절감된다"면서 "식자재 비용과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급식장에서 국이나 탕류를 만들기 위해 2~3시간씩 육수를 끓이는 데 소요되는 가스비나 전기료, 채소 절단기와 세척기, 육류 가공장비 등이 필요 없어지면 센트럴키친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증가한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육개장 500인분을 만드는 데는 전처리 1시간, 육수 내기와 고기 찢기 등에 3시간30분, 혼합 및 끓이기 작업에 40분가량이 소요된다. 배식에 소요되는 30분까지 합하면 총 5시간40분이다. 하지만 센트럴키친을 활용하면 1시간10분으로 조리 시간이 확 줄어든다.

센트럴키친이 확대되는 트렌드는 신세계푸드가 최근 내놓은 센트럴키친 제품과 생산량 추이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5년에는 생산품목이 212개, 생산량은 1780t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70개 품목, 9500t에 달했다. 내년에는 품목을 500개까지 늘리고 생산량도 1만t 이상으로 키울 예정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올해 센트럴키친 관련 매출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열사뿐 아니라 맥도날드나 버거킹 등에 양상추를 공급 중이고, 향후 다른 브랜드로 더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워홈도 센트럴키친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현재 80여 품목, 1500t 수준인 생산량을 2020년까지 150개 품목, 3000t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아워홈 관계자는 "아워홈은 수요자 요구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함박스테이크는 고객 요구에 따라 치즈나 고구마 등을 넣어 차별화한다. 잡채, 샐러드, 튀김 등도 요구에 맞춰 맛과 비주얼을 조정해준다. 센트럴키친에 식품연구원과 전문 조리사가 상주하며 고객 요청이 접수되는 즉시 레시피와 맛, 제조 단가를 계산해 고객에게 빠르게 샘플을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가능하다.

현대그린푸드도 내년 말 본격 가동 예정인 '스마트푸드센터'에 센트럴키친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푸드센터는 6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성남시에 8264㎡(약 2500평) 규모로 짓고 있다. 주력 사업으로 선정한 가정간편식(HMR), 케어푸드 전문 조리시설과 더불어 센트럴키친 사업을 위한 공간도 마련될 계획이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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