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 회장 "뒤섞인 정부정책, 미래 비관적"…中企중앙회 간담회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 참석해 정부 정책의 문제점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사회적 갈등이 너무 심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서 성찰해야 할 시기가 됐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송년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하면서 "(정부가) 시장에서 할 역할과 사회복지 측면에서 할 역할을 세심하게 잘 설계해야 시장도 살고 사회안전망이 선순환된다"고 강조했다.

박성택 회장은 내년 임기만료를 앞두고 지난 4년 동안 일하면서 느낀 소회를 밝혔다.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해 꼬집었다. 박 회장은 "정책들이 시장에서 해야 할 일을 밖에서도 하고, 밖에서 할 일을 시장에서 하고 뒤섞여 있다. 이게 우리 사회의 중요한 딜레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맞는 정책인지, 밖에서 맞는 정책인지 구분해서 시행해야 한다"며 "지금 중소기업 정책들은 솔직히 반시장 정책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수년 간 중소기업 상황이 부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신중하고 치밀한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 때문에 갈등이 있는데 정부가 '선(先)시행 후(後)보완' 방식으로 하다 보니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며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인 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환경 수준에 어울리는 인건비를 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을 판다는 게 경제논리상 안 맞는다"고 꼬집었다.

박 회장도 약 25년 동안 기업을 운영해 온 사업가다. 그는 "시장에서 간섭해 지원하는 정부 정책은 줄이고 밖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글로벌 경기도 안 좋고 국내도 노동비용이 많이 상승해 (기업 경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앙회 회장직을 맡기 전과 그 이후에 달라진 시각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회장은 2015년 2월 취임했다. 그는 "(중앙회장을 맡아 우리 경제를) 4년 동안 들여다보니 시스템이 벽에 부딪혀 있더라"며 "회장직을 맡기 전에는 우리나라 미래를 낙관적으로 해석했는데 지금은 굉장히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다툼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싸움만 하는 게 안타깝다"며 "이제는 국가를 위해 고민하고 모든 분야에서 합심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이어 "명목소득이 아니라 가처분소득을 올리는 방안이 필요하다. 에너지ㆍ통신ㆍ전력ㆍ교육ㆍ주거 등 사회적 비용이 선진국 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놓고 명목소득 올리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물가도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산업 육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제조업에서 벗어나 관광ㆍ의료 등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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