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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영업점 폐쇄 모범 규준’ 연내 발표 무산…점포 통폐합 서두르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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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은행 오프라인 영업점 창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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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이 올해 안에 함께 만들기로 했던 은행 지점 관리에 대한 모범 규준이 탄생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사실상 연내 발표는 무산됐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여러 가지로 손해 보는 것이 많은 은행들이 일부러 손을 놨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은행들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점포 통폐합을 서두르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던 ‘은행 지점 폐쇄 모범 규준’의 발표가 사실상 힘들어지게 됐다. 지난 7월부터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가 모범 규준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지만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결과물을 내기에는 어려운 상태다.

은행 지점 폐쇄 모범 규준은 최근 몇 년 사이 은행들이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오프라인 영업점 통폐합 속도를 조금이나마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금융당국이 모범 규준 마련을 제안했다.

모범 규준 마련에는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은행권이 의견을 같이 내겠다면서 공동논의 태스크포스를 꾸려보자는 움직임이 있기도 했지만 정작 태스크포스는 꾸려지지도 못했고 구체적인 논의 성과 또한 없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무분별하게 오프라인 영업점을 없앨 경우 노년층이나 장애인 등 비대면 거래에 익숙지 않은 소외계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약화될 수 있다며 모범 규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당국이 나서서 영업점의 폐쇄를 막겠다는 것은 경영 간섭이자 관치 금융이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거두지 않고 있다.

모범 규준 마련을 위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은행들은 영업점 통폐합을 서두르고 있다. 대부분 가까운 거리에 점포가 중첩되는 경우나 적자를 내는 점포를 합치는 경우가 많다. 점포를 아예 없애는 곳도 있지만 일부는 자동입출금기(ATM) 코너만 남겨두는 곳도 있다.

당장 1월부터 사라지는 점포들이 꽤 있다. 신한은행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7곳의 지점과 출장소를 인근 점포와 합치기로 했고 우리은행도 점포 5곳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유명 환전소로 이름을 날렸던 서울역 환전센터를 최근 폐점한 바 있다.

IBK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이달 중 수도권 내 인접거리 중첩 점포의 통폐합을 단행했고 KB국민은행도 조만간 영업점 통폐합 시행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은행 지점 폐쇄 모범 규준에 대한 논의가 난항을 겪는 것에 대해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비협조를 이유로 꼽았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옳지 않지만 그래도 은행권이 적극 논의에 나서줬다면 정책 도출이 더 빠르지 않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은행들은 나름 할말이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이 오프라인 영업보다 온라인 비대면 거래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효율성 낮은 점포 운영 때문에 비용을 더 쓰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는 손해라는 것이 은행권의 목소리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영업점 통폐합 현황을 보면 대부분 대도시 지역 점포들이고 지방의 농촌이나 소도시 지역은 지방은행이나 상호금융기관이 오프라인 금융 서비스를 담당하는 곳이 많다”며 “여러 점을 감안해 영업점 통폐합 계획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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