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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K인포그래픽]네 삶에 대기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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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가기: [인터랙티브] 한국씨의 하루, 오늘도 대기업을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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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면서 멜론으로 음악을 듣는다. 유니클로에서 옷을 사고 이마트에서 생활용품을 구입한다. tvN 채널을 즐겨 보고 스트리밍 서비스인 옥수수도 자주 쓴다. 영화는 주로 CGV에서 본다. 주말이면 가끔 가족들과 애슐리나 빕스 같은 패밀리레스토랑을 찾는다. 어린이집에 간 아이들 일과는 선생님이 키즈노트로 보내줘서 확인한다. 트롬 세탁기로 빨래를 하고 올레tv로 TV를 본다.

한국에 사는 누군가의 하루다. 이 사람이 일과 중 구매한 제품이나 서비스 중 대기업이 제공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단 하나도 없다.

대한민국을 ‘대기업 공화국’이라고들 한다. 한국에 살면서 대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모르고 쓸 때도 많다. 통상 대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을 말한다. 2018년 기준 대기업은 60개, 소속 계열사는 2000여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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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은 데이터분석업체 모멘텀153과 시장조사기관 마켓링크에 의뢰해 대기업 제품·서비스 소비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1월2~5일 수도권과 전국 5대 광역시 성인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12개 부문 39개 품목을 물었다. 그 결과 주거, 교통, 외식, 통신, 쇼핑 등 일상을 살기 위한 소비에서 대기업 제품·서비스는 평균 60.5%를 차지하고 있었다.

흔히 대기업의 사업 확장을 ‘문어발식’이라고 표현한다. 대기업은 실제 얼마나 많은 업종에 진출해 있을까. 각 대기업 집단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하는 계열사의 영위업종을 수집해 분석했다. 통계청이 10차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 세분류한 업종은 모두 495개다. 이 중 대기업은 77%인 381개에 진출해 있었다. 대기업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숫자다.

■ 주거·통신·교통·외식…일상의 대기업 의존도 60%

대기업 계열사, 2009년 1137개 → 올해 2083개…의식주 곳곳 점령 ‘소비자 선택 제한’

미국 500대 기업 매출, GDP의 63%인데 한국은 118%…국내 경제 의존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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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에게 대기업 독과점이 심각하다고 여기는지 물었다. 응답자의 78.3%가 심각하다고 했다. 예상 가능한 답변이다. 대기업 제품이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제품이라도 품질과 가격이 적당하면 구입하겠다는 의사(57.8%) 역시 높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시민들의 인식을 보면 재벌·대기업이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경쟁이 제한됐고 그로 인해 소비자 선택도 제한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소비 비중이 높은 항목을 보면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들이 많았다. 이동통신사(94.8%), 인터넷 포털(92.8%), 휴대전화(84.8%), 영화관(79.0%), 대형마트(61.5%) 등이다. 뷔페·패밀리레스토랑은 상위 5곳 중 4곳, 커피숍은 상위 3곳 중 2곳, 편의점은 상위 3곳 모두가 대기업이 서비스하는 브랜드였다. 간편 가정식이나 냉동만두 등도 대기업 제품이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다.

다만 온라인 영상·음악스트리밍, 아파트 브랜드, 대형서점, 홈쇼핑 등에서는 대기업이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전제품의 경우에도 청소기나 공기청정기 분야에서는 외국 브랜드나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09년 1137개였던 대기업 계열사는 2018년 2083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대기업이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업종은 덩치가 큰 제조업이지만 가장 많이 진출한 업종은 부동산 임대업(321개)이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이 내놓은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 보고서를 보면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도소매업 분야의 사업체와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높게 증가했다. 통계적으로도 자본으로 손쉽게 돈을 버는 ‘부동산 투기’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영역까지 손을 뻗는 ‘골목상권 침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재벌을 키우는 방식은 경제성장 시간을 단축시켰지만 경제 집중도 심화와 독과점이라는 부작용을 남겼다. 대규모 기업집단의 자산을 모두 합치면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기업, 가계 및 비영리 부문, 정부 부문을 모두 합친 국가총자산 대비 대규모 기업집단의 비중도 꾸준히 증가해 2016년 현재 7.31%에 이른다. 위평량 연구위원이 지난 8월 발표한 ‘한국 500대 기업의 동태적 변화 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500대 기업의 매출액은 미국 GDP의 62.7% 수준이다. 이에 비해 한국 500대 기업의 매출액은 GDP의 118.06%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기업집단 내에서도 상위 재벌 집중도가 크다. 60대 대기업집단 중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재벌그룹은 매출액으로 53.4%, 자산으로 45.8%의 비중을 차지한다.

신용평가회사 나이스평가정보가 보유한 기업 매출액 자료를 보자. 표준산업분류 소분류 232개 업종 중 대기업 계열사가 매출액 1위인 업종이 36.5%에 달한다. 상위 3위까지 범위를 넓히면 절반에 가까운(49.5%) 업종에 대기업 계열사가 등장했다. 업종별 매출액 1위 기업을 보유한 현황을 보면 LG(16개), 삼성(15개), 현대차(12개), SK(12개), 롯데(11개) 순으로 5대 재벌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가장 많은 업종에 진출한 집단은 SK그룹(113개)이었고 이어 롯데(101개), 한화(82개), LG(79개), 삼성(78개) 순이었다.

대기업은 ‘사회악’이므로 사라져야 한다는 얘기는 현실적이지 못하다. 한국 대기업이 가진 ‘규모’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용한 경쟁력이다. 대기업이 진출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좋아진 부분도 있다. 그러나 독과점이 굳어질수록 경제의 활력은 점점 떨어지게 된다. 위 연구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매출액 500대 기업 가운데 2000년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기업 중 재벌이 아닌 국내 토종기업은 24개뿐이다. 과거 경제가 역동적으로 성장하던 시절처럼 새로운 대기업이 출현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얘기다. 위 연구위원은 “(설문조사 결과) 대기업 제품 선택 비율이 60.5%라는 것은 국내 시장 분야에서 독과점 비중이 높아 혁신적 중소기업이나 국내 토종기업의 신규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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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가기: [인터랙티브] 대기업 브랜드, 어디까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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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리버·영창악기·삼호어묵…중소기업 제품이 아니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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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빌딩, 계절밥상, 성균관대, 유니클로, 삼호어묵, 한강유람선, 아이리버, 영창악기, 신분당선, 스토케 유모차…. 이 중에서 국내 60대 대기업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없음’이다.

지난 2~5일 수도권 및 전국 5대 광역시 성인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기업 제품·서비스 소비 실태 조사 결과 같은 질문에서 10명 중 1명은 위 제품·서비스가 모두 대기업의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었다. 소유 기업은 브랜드 뒤에 숨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어느 기업의 제품인지 인식하지 못한 채 지갑을 열고 있다.

63빌딩(한화·62%), 계절밥상(CJ·55%), 성균관대(삼성·41%) 등은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졌기 때문인지 대기업이 소유·운영하는 사실을 알고 있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유니클로(롯데·29.5%), 삼호어묵(CJ·24.3%), 한강유람선(이랜드·22%), 아이리버(SK·17%), 영창악기(현대산업개발·13.5%), 신분당선(두산·12.3%) 등은 비율이 낮았다. 2000년대 벤처신화였던 아이리버는 2014년 5월 SK에 인수됐다. 장바구니에 자주 담기는 어묵은 원래 중소기업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2008년 CJ가 삼호, 사조가 대림어묵을 인수하면서 주도권이 대기업으로 넘어갔다. 두산건설은 신분당선의 30년 관리운영권을 가진 신분당선주식회사의 최대주주다.

특히 스토케(넥슨·3.8%)는 대기업 계열사인지 아는 시민들이 거의 없었다. ‘명품 유모차’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유아용품업체 스토케는 2013년 12월 5000억여원에 넥슨에 인수됐다.

대기업은 우리 생활 곳곳에, 조용하고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도시가스는 많은 시민들이 공기업이 판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몇몇 대기업이 지역별로 과점하고 있다. 코원에너지·부산도시가스(SK그룹), 예스코(LS그룹), 삼천리(삼천리), 대륜E&S(한진중공업), 대화도시가스(부영)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공항리무진(미래에셋),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SM), 공유차 브랜드 그린카(롯데), 슈퍼윙스 장난감을 만드는 데이비드토이(CJ) 등도 언뜻 봐서 대기업을 떠올리기 어렵다. 한국에서 코카콜라음료는 LG생활건강이 소유주다.

■ 정답

① - 두산 ② - CJ ③ - 현대산업개발

④ - SM ⑤ - 태광 ⑥ - 카카오 ⑦ - 미래에셋

⑧ - 롯데 ⑨ - 이랜드 ⑩ - 넥슨 ⑪ - SK


■ 조사 방법

분석 대상 대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한정했다. 지난 5월 발표된 자료를 기준으로 60개 집단, 계열사 2252개가 대상이었다. 진출 업종은 각 대기업집단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한 영위업종을 모아서 분석했다. 업종별 기업 매출액은 신용정보회사 나이스평가정보가 보유한 자료를 토대로 했다. 설문조사는 모멘텀153과 마켓링크에 의뢰해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20대 이상 성인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 조사인원

총 400명 (95% 신뢰구간에서 표집오차 ±4.9%)

■ 조사방식

온라인 서베이

■ 표집방법

성별, 연령별, 지역별 쿼터샘플링

■ 조사 지역

수도권 200명, 대전(세종)·대구·광주·울산·부산 200명

■ 응답자 연령 및 성별

20·30·40·50대 이상, 남녀 각 50%, 월소득 150만원 이상

■ 조사 기관

(주)마켓링크

www.marketlink.co.kr

■ 제작 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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