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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350년 전통 中 '동인당'… 벌꿀 재활용하다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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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제일주의 어디 갔나" 비판

350년 전통의 세계 최대 중의약 메이커이자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중국 베이징 퉁런탕(同仁堂)이 유통기한이 지난 벌꿀을 재포장해서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주가가 폭락했다.

퉁런탕은 청나라 강희제 때인 1669년에 설립된 중의약 분야 대표 기업이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미국 등 해외에도 지점이 있고, 중국 국가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퉁런탕 우황청심환은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17일 신경보 등에 따르면,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기한이 거의 다 된 벌꿀 수백 통이 퉁런탕 상표를 단 채 장쑤성의 한 공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현지 TV에 보도됐다. TV 취재진은 "유통기한이 지난 꿀들을 담은 큰 통이 신제품을 포장하는 생산 라인의 창고로 옮겨졌다"며 이 꿀들이 재포장돼 판매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장감독 기관 관계자는 "이 업체는 지난해 10월에도 꿀의 유통기한 표시를 바꿔치기하는 등 법규를 위반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보도가 나가자 중국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이 들끓었다. 소비자들은 "퉁런탕이 자랑하던 품질제일주의는 어디로 갔느냐"며 격분했다. 퉁런탕은 '조제가 아무리 번거로워도 정성을 아끼지 않고, 아무리 비싸도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는 모토로, 오랜 세월 중국인들이 신뢰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여론의 질타에 퉁런탕 측은 16일 결국 성명을 내고 "문제의 공장은 퉁런탕의 자회사와 계약한 위탁회사"라며 "관리가 엄격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17일 중국 증시에서 퉁런탕의 주가는 장중 한때 5% 넘게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다 2.33% 하락 마감했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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