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여성인권 침해된 사안들”
조사기한 3개월 연장, 당시 수사 검사 소환 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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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고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여성의전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689개 단체는 7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들은 한국 사회의 남성 권력과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여성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된 사안들”이라고 규정한 뒤 “의혹 없이 진실을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학의 전 차관 사건 피해자 대리인 김지은 변호사와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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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지난해 12월 과거 검찰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사건들에 대한 재조사를 위해 검찰 과거사위를 설치했다. 지금까지 검찰 과거사위에서 본조사 대상으로 권고되어, 대검 진상조사단이 정식 수사에 나선 사건은 모두 15건이다. 이 가운데 검찰이 최종 권고안을 낸 것은 형제복지원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3건에 그쳤고 고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사건과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사건을 포함한 12건은 현재까지 수사가 진행 중이다.
고 장자연씨 사건은 2009년 3월 장씨가 연예기획사 관계자, 언론계 유력인사, 기업인 등으로부터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자필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불거졌다. 당시 검찰은 문건에서 언급된 인물 대부분을 무혐의 처분하고,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하는 데 그쳤다. 김학의 전 차관은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강원도 원주의 한 별장에서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김 전 차관으로 지목된 남성이 등장하는 성관계 추정 동영상이 발견됐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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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이들은 “고 장자연씨 사건의 실체는 권력과 카르텔 앞에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고 김 전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성폭력 피해자로서 ‘제대로 된 조사’를 받지 못했다. 당시 검찰은 피해자의 진술을 일관되게 의심하는 등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인권을 유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김 전 차관 사건의 경우 본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지 6개월이 지난 11월에도 피해자 의견서 검토, 가해자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부실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연장된 검찰 과거사위 활동기한은 이제 25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이 아니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은 또다시 다음의 역사적 부채로 남을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여성인권침해 사안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김 전 차관 사건 피해자 대리인 김지은 변호사는 “신속한 수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역없는 조사를 통해 공소시효가 남은 가해자들의 혐의에 대해 처벌하고 밝힘으로써 다시는 검찰 수사권이 오남용되지 않도록 제도와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데 있다”며 조사기한 3개월 이상 연장, 과거 수사 담당 검사들 소환 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유진 이주빈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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