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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국감 굴욕'에 사퇴한 선동열 후폭풍에 손혜원 페북엔 '주진형과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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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달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왼쪽 사진)이 참석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사퇴한 선동열 전임 감독이 공개한 사퇴 기자회견문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언급한 대목이 있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후폭풍에 쌓인 손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이 주목 받고 있다.

선 감독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야구회관에서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면담을 가진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직에서 물러나며 야구인의 명예와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특히 그의 사퇴에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증인 출석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선 감독은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가면서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것이 한 국회의원의 발언 때문이라고 했다.

선 감독은 회견문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말했다. ‘그 우승이(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이 또한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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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이 지난 1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손 의원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손 의원의 발언이 사퇴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셈이다. 손 의원은 당시 “아시안게임 우승이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 감독을 몰아붙인 바 있다.

손 의원은 선 감독을 국감장으로 불러낸 장본인이었다.

선 감독은 당시 "국가대표 감독의 국감 증인 출석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대한체육회 역사상 처음"이라며 "스포츠가 정치적 소비의 대상이 되는, 그리하여 무분별하게 소환되는 사례는 제가 마지막이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했다.

손 의원은 국감 당시 선 감독을 다그쳤다.

손 의원은 "선 감독 때문에 한달 동안 (프로야구) 관중 20%가 줄었다"며 "사과하든, 사퇴하든, 두가지뿐이다"며 쏘아붙였다.

이어 "이렇게 버티고 우기면 2020년 올림픽까지 감독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봉이 얼마냐”, “근무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등의 질의를 이어가며 선 감독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을 연봉은 많이 받으면서 TV 시청으로 편하게 근무하는 적폐 세력으로 몰리기까지 했다.

이에 선 감독은 “감독의 무한책임을 회피해 본 적이 없다”며 “다만, 선수 선발과 경기 운영에 대한 감독의 권한은 독립적이며 존중되어야 한다”고 항변했다.

국감을 마친 뒤에도 손 의원은 페이스북에 "선 감독을 선의의 피해자로 본 내가 바보였다"며 "우리나라 야구의 앞날이 저런 감독에게 달려있다니요"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당시 야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질의를 했다며 역풍을 맞았던 손 의원은 선 감독의 사퇴 결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후폭풍에 다시 휘말리는 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손 의원의 사퇴와 제명 등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다수 게재됐다.

한 청원자는 "어느 종목, 어느 대회건 쉬운 우승은 없다"며 "선 감독이 도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지만 손 의원의 발언은 스포츠를 모독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이들도 "수십년 넘게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 선동열 감독을 깔아뭉게도 되는지 의구심이 든다", "너무 심했다"라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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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의원은 선 감독의 사퇴로 15일 오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을 때 페이스북에 국민연금과 관련한 짧은 글 하나를 올렸다.

전날 오후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출연한 KBS 1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 인터뷰 기사를 링크에 걸고 “국민연금에 관한 한 주 전 대표보다 더 깊이 있는 분석과 해결방안을 제시한 경제학자는 본 적 없다”고 썼다.

한편 이번 선 감독의 사퇴로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19 '프리미어12'와 이듬해 일본 도쿄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선 감독은 현역 시절 프로야구에서 146승,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의 눈부신 성적을 남긴 ‘국보 투수’다. 지난해 7월24일 사상 첫 야구 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취임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 운영의 전권을 부여받았지만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선발 논란에 발목이 잡혀 16개월 만에 자리를 내놓았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손혜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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