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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중간선거 악재될라, 트럼프 소포폭탄 7시간 만 늑장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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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오바마ㆍ힐러리에 폭탄 소포 소식

5시간 뒤 "펜스 성명 전적 공감" 리트윗

"정치 폭력은 미국 안에 설 자리 없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아편성 마약 퇴치 행사에서 버락 오바마, 클린턴 대통령 자택 등에 소포 폭탄 배달 시도를 비난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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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자택과 CNN 뉴욕 사무실 등에 소포 폭탄을 배달하려던 사건을 “비열한 범행”이라고 비난했다. “정치 폭력의 범행과 위협은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고 하면서다. 소포 폭탄 적발이 처음 보도된지 7시간이 지나서였다. 이에 평소 자신이 유세에서 비난했던 오바마와 힐러리에 대한 폭탄 위협이 중간선거 악재로 부상할까봐 지각 성명을 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저녁 클린턴 부부의 뉴욕 자택과 24일 새벽 오바마의 워싱턴 자택 등에 연이어 ‘파이프 폭탄’ 형태의 소포 폭탄이 비밀경호국(SS)에 적발됐다는 소식에 첫 반응을 보인 건 이날 낮 12시로 다섯 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것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한 시간 전 올린 비난 트윗을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I agree wholeheartedly!)라고 전문을 리트윗한 형태였다.

펜스 부통령은 앞서 오전 11시에 올린 트윗에서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 클린턴 대통령과 CNN 등에 대한 공격 시도들을 비난한다. 이러한 비겁한 행동은 비열하며, 이 나라에는 설 자리가 없다. 비밀경호국, 연방수사국(FBI)와 현지 경찰당국의 신속한 대응에 감사드린다. 사건의 책임자들은 법의 심판의 받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2시 백악관 마약퇴치 행사 연설에서 “미국인의 안전이 나의 최우선 순위이자 절대 우선”이라며 “FBI와 법무부, 국토안보부 및 비밀경호국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며 이번 사건 수사에 자원과 비용을 아끼지 않고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기에 우리는 단합해야 하며 뭉쳐야 한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정치적 폭력은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며 “이 끔찍한 행위는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소중하고 신성하게 여기는 모든 것에 대한 혐오스러운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극도로 분노하고 있으며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소포 폭탄 배달 기도의 표적은 공교롭게도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전 국무장관, 에릭 홀더 전 국무장관과 민주당 최대 정치자금 기부자 중 한 명인 조지 소로스 등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원에 앞장서 온 인사들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적대적인 CNN 방송의 뉴욕사무소도 포함됨에 따라 중간선거를 불과 보름 앞두고 정치테러 가능성에 미 언론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 포스트는 "용의자나 범행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범행의 표적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지원 유세에서 자주 비난의 표적이 됐던 인사들"이라고 전했다.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를 공격하면 군중들이 "그녀를 구속하라"고 외치곤 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윗을 통해 “우리나라는 단결해야 하며 이같은 분열과 증오, 추악한 일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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