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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횡단보도 건널 때 휴대폰에서 경고화면 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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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009년 437건에서 2015년 1360건으로 급증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대학생 정 모씨(24)는 최근 안양 덕천초등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 깜짝 놀랐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갑자기 'STOP'이라는 문구와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좌우를 살피며 안전을 확인하세요!"라는 글자가 나왔기 때문. 덕천초등학교 정문 앞 횡단보도는 '스마트폰 자동 차단' 구역이다. 중소 IT(정보 기술) 업체 패스넷과 안양시가 함께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지난 7월 시범 설치했다.

보행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지자체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009년 437건에서 2015년 1360건으로 급증했는데 사고 발생 연령대는 20대 이하 청소년이 40.1%로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스몸비(스마트폰+좀비)'를 방지하기 위해 각 지자체들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대구광역시와 전남 광양시는 LED 바닥신호등을, 경기도 고양시와 경남 김해시, 전남 순천시는 횡단보도 노란발자국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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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덕천초교 스쿨존 앞 횡단보도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 중인 모습(왼쪽)과 패스넷 앱을 통해 스마트폰 사용이 자동 차단되는 모습(오른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중 안양에 설치된 스마트폰 사용이 차단되는 횡단보도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서비스로 눈길을 끈다.

앱을 깔면 보행자 보행신호(녹색) 전환 3초 전 스마트폰의 화면에 경고와 안내 문구 이미지가 등장하는 이 서비스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세종시 연양초등학교와 충남 태안군 화동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도 이 서비스가 시범 운영중이다. 패스넷에 따르면 횡단보도 진입때 자동으로 스마트폰이 차단되는 기술은 국내 최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잘 알려지지 않아 오히려 시민들을 당황하게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덕천초등학교 교사 A씨는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스마트폰에서 갑자기 경고 문구가 떴다"며 "취지가 좋아 설치했지만 자세한 기능은 몰랐는데 깜짝 놀라 오히려 휴대전화를 더 바라봤다"고 밝혔다. A교사는 "학교 정문 앞에 생긴 서비스이지만 안양시청에서는 학교에 횡단보도 스마트폰 차단 서비스에 관한 공문을 보내오지 않아 이에 관해 잘 모른다"며 "교사들도 이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패스넷 관계자는 “지금은 시범 설치해 운영하는 기간이며 다양한 환경 테스트를 통해 기능 개선을 완료한 단계”라며 “아직 시범 기간이라 공식적인 홍보는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자동 차단 기능이 개인정보와 관련이 있는 만큼 공식화를 위해선 철저한 보안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양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테스트 단계지만 이후 업체와 협의를 통해 확장하게 된다면 보안성 검토는 필수"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안전을 위해 해당 서비스가 하루빨리 공식화돼 '스몸비'가 줄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문성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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