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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해머로 쳐도 멀쩡…초고성능 콘크리트랩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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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아주산업 UHPC 강도실험 해보니 가볍고 양생도 빨라...윤기원 아주기술연구소장 "외장재 활용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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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원 아주기술연구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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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떨어뜨려보겠습니다."

10m 높이의 건물 옥상에서 연이어 두개의 콘크리트 블록이 자유낙하를 한다. 먼저 떨어진 콘크리트는 산산조각이 난 반면 나중에 떨어진 콘크리트는 실금만 갔다. 첫번째는 일반콘크리트, 두번째는 아주그룹 계열사인 아주산업이 최근 개발한 UHPC(Ultra High Performance Concrete)다.

제품 개발을 주도한 윤기원 아주기술연구소 소장은 지난 10일 머니투데이와 인천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만나 "기존 콘크리트가 무거우면서 강도도 약한 반면 콘크리트 랩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며 UHPC의 특성을 설명했다.



두번째 강도실험은 해머로 두개의 콘크리트를 차례로 내려치는 방식이었다. 마찬가지로 일반 콘크리트는 적은 힘으로 쉽게 부서졌지만 UHPC는 힘껏 내려쳐도 깨지지 않았다.

UHPC 브랜드명 '콘크리트 랩'은 아주기술연구소가 1년간 연구한 끝에 개발한 초고성능 콘크리트다. 압축강도 150MPa(메가파스칼, 1㎠당 1.5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강도)를 지닌 제품이다. 기존 철근콘크리트의 4분의 1 비중으로 같은 강도를 낸다. 고강도의 비밀은 내부에 있다. 콘크리트 내부에 섬유를 심어 쉽게 깨지지 않도록 했다.

실온에서 양생해 4시간만에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 제품은 타설 후 2~3일간 특정 환경에서만 양생이 가능해 제약이 많다. 무게는 철근콘크리트의 절반 수준이다. 대신 제조가격은 수십배 비싸다.

이런 특징 때문에 독특한 건물 인테리어나 외장재로 활용가치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콘크리트 랩'이 상용화된 첫번째 대상은 서울 서초구 삼성타운에 둘러쌓인 꼬마빌딩으로 유명한 '윤빌딩'이다. 6층 높이의 윤빌딩은 삼성타운을 조성할 때 마지막까지 삼성그룹에 매각하지 않아 유명세를 탔다. 2009년 주인이 바뀐 뒤 지금은 안과의사가 소유하고 있다.

윤 소장에 따르면 건물주는 안과라는 특징을 살린 외벽 인테리어를 요구했으나, 시공업체는 기존 콘크리트로 구현할 수 없어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특히 기존 콘크리크로 구현하려면 강도를 높이기 위해 두껍게 설치해야 하는데 그럴경우 하중이 커지고 태풍 등에 의해 타일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콘크리트 랩'은 앏은 두께로 가능하고 표면도 매끄럽게 구현할 수 있어 외장재로 안성맞춤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 건물은 시력검사표를 연상케하는 외벽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윤 소장은 "판교의 네이버 외벽과 부산 북항 오페라하우스의 외장 바닥제 시공을 추진하고 있다"며 "30년 콘크리트 외길 연구가 서서히 빛을 보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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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벽에 설치할 블록 양생과정과 설치된 윤빌딩의 낮, 밤 전경.(사진 좌측부터)/사진제공=아주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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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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