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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해군 구축함 컴퓨터시스템, 0.8일마다 '먹통'… 586급 불과… 유사시 지휘체계 치명적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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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척 업그레이드 2500억 들어… 2016년 예산 부족으로 못해

우리 해군 구축함의 '지휘 체계(컴퓨터 지휘 시스템)'가 최악의 경우 0.8일에 한 번씩 '셧다운(작동 중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86 컴퓨터 수준의 지휘 체계가 업그레이드되지 않는 바람에 전투 임무 수행에 치명적 지장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에 따르면, KDX-Ⅱ(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6척의 지휘 체계 평균 셧다운 건수는 2013년 5.3일당 1회에서 올해는 1.4일당 1회로 셧다운 발생이 약 3.8배 증가했다. KDX-Ⅰ/Ⅱ 구축함 전체(9척)의 전투 체계 셧다운 건수도 2013년 3.8일당 1번씩에서 올해 2.1일당 1번씩으로 늘어났다.

특히 왕건함(KDX-Ⅱ)은 2013년 21.7일당 1회이던 셧다운 횟수가 올해는 0.8일당 1회로 5년 만에 26배 늘어났다. 최영함(KDX-Ⅱ) 역시 2013년 5.13일당 1회이던 셧다운 횟수가 0.85일당 1회가 됐다. 두 함정 모두 20시간에 한 번꼴로 전투 체계가 중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해군은 구축함을 함대 지휘관이 탑승하는 지휘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구축함의 운항·무장·전투 등 제반 업무를 관장하는 컴퓨터 시스템이 바로 지휘 체계다. 이 전투 체계가 셧다운되면 다시 복구되기까지 보통 10~30분이 걸려 임무 수행에 지장을 준다. 대공유도탄(SM-2) 운용은 아예 불가능하고, 대함유도탄·경어뢰·장거리대잠어뢰 등의 체계는 표적 정보를 수동으로 입력해야 한다.

이 의원은 "우리 해군은 현재 2~3일에 한 번씩 전투 체계를 리셋(Reset·재작동)하면서 간신히 '골동품' 수준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며 "리셋하는 동안 적이 도발하면 속수무책"이라고 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우리 구축함이 586 컴퓨터급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KDX-Ⅱ 구축함 6척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2500억원이 드는데, 국방부는 2016년 성능 개량 계획을 세웠다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포기했었다. KDX-Ⅰ 구축함 3척의 전투 체계 업그레이드는 현재 진행 중으로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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