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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국감 2018] 환노위 나온 홍장표 전 경제수석, 줄호통에 "일자리 質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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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문제 집중 질의

"소득주도성장의 성과가 날 때까지 자꾸 기다려달라는 데, 내년까지입니까 아니면 내후년까지입니까. 현 정부 끝나면 나옵니까. 증인은 책임지고 지금 직책 그만 둬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도 일자리 질은 개선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닙니다."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부 국정감사 증인 신문에서 가장 많이 호출된 증인(참고인 포함)은 바로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현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이었다. 12명의 환노위 의원이 증인 9명, 참고인 15명 등 총 24명을 불렀는데 홍 전 수석은 의원 한 명 당 증인 2명씩을 부르는 첫 질의에 5번 이상 불려나갔다. 근로자 부당해고로 이슈가 된 박동석 옥시레킷베니저 사장이나 반도체 산업재해로 불려온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을 웃돈다.

홍 전 수석은 증언대에 설 때마다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는 날선 비판을 받아야 했다. 특히 올해 16.4% 인상된 최저임금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고용쇼크를 주었다. 자영업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최근 청와대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에 올린 인포그래픽에 가계소득 증가율이 올해 유독 올라간 것처럼 왜곡해 올린 사례 등을 거론하며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알고 했다면 사기고, 모르고 했다면 정말 무능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올 2분기(4~6월) 가계소득을 보면 하위 20%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가 줄었고, 상위 20%는 도리어 10.3%가 증가하는 등 양극화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한 책임자로 죄송한 생각이 들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소득 증가로 소비, 투자가 늘어나는 선순환은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는 홍 전 수석의 답변에 대해 "현 정부가 들어선 지 1년 6개월이 되지 않았느냐"며 "자영업자들이 다 망하고 비참한 상황을 맞으면 그때서야 소득주도 성장이 효과를 보게 될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들여와 국민들을 고통에 빠뜨릴꺼면, 책임지고 지금 맡은 직책을 그만 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홍 전 수석의 전공이 무엇이냐"고 물은 뒤 "박사 논문은 미시경제학으로 한 뒤, 이후 거시까지 세계 경제학을 통달하신 분 같다"고 쏘아붙였다. 강 의원은 "부산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에서 실험도 안 해보고 한국 경제에 검증 안된 이론을 적용한 게 문제 아니냐"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홍 전 수석 구하기도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인 김태년 의원은 "상용직 증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임금 상승률 기록,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소득 증가 등 고용질이 개선되는 흐름이 보여진다"며 "소득주도성장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 전 수석은 "일자리와 관련해서 양적으로 부족하지만 질적으로는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조적 문제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지만 단계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답했다. 또 김 의원은 "국내외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공신력있는 연구 결과가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홍 전 수석은 "업종별로 고용 감소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홍 전 수석에게 "지금까지 경제성장이 너무 자본에 의존한 나머지 노동가치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 전 수석은 "노동과 자본에 대한 대가가 공정하게 지급되면 경제가 선순환 될 테지만,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에 치우친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를 제대로 바로잡자는 게 소득주도성장"이라고 답했다. 신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은 자본과 노동 두 바퀴 성장 아니냐"고 물었고 홍 전 수석은 "맞는 말씀"이라며 "다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도 불균형이 존재하고, 기업이 일자리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정부가 일정하게 일자리 창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세종=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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