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심' 떠나자 추측 무성
CNN "권력핵심서 밀리자 결단", 일각선 "2024년 대선 위해 후퇴"
헤일리 대사의 이날 사임 배경과 관련해 미국 주요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스타'였던 헤일리가 최근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났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4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NSC 보좌관이 각각 임명되자 헤일리의 입지는 좁아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CNN은 "최근 몇 달간 헤일리는 대통령과 독대하지 못했다"며 "떠밀려서 나가기 전에 분위기를 파악하고 스스로 물러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헤일리는 지난 4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문제를 놓고 백악관과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물러날 때가 언제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불거진 매티스 국방장관의 교체설과도 맞물린다. 매티스 장관은 올 들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책, 이란 핵협정 파기,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의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 및 백악관 NSC의 강경파들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매티스 장관의 관계가 악화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더 지지할 국방장관을 원한다"며 "중간선거 이후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매티스 장관도 헤일리처럼 '물러날 때'를 헤아리고 있을 수 있다. 헤일리에 이어 매티스까지 교체되는 미 외교·안보팀 재편이 이뤄질 경우 북한 비핵화 후속 조치 협상과 맞물리면서, 한반도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만 일각에선 헤일리의 사퇴가 차기 대선 준비를 위한 것이란 관측도 있다. 헤일리는 이날 "2020년 대선에 안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헤일리가 트럼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2024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사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일리 후임으로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을 지낸 디나 파월 골드만삭스 부사장, 현 독일 주재 미국 대사 리처드 그리넬 등이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의 이름도 거론됐지만 이방카는 트위터에 "내가 후임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신임 유엔 대사 후보군은 5명이며, 이달 내에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파월 전 NSC 부보좌관이 후보인가'라는 질문에 "내가 고려 중인 사람"이라고 했다. 파월 전 부보좌관은 이방카에게 조언해주는 역할을 해 '이방카의 여자'라고도 불렸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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