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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현대차 체코 공장 10년…“유럽 생산거점 넘어 고성능차 전초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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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올해 양산 10년째, 누적생산 300만대 눈앞

도요타 제치고 현지 생산량 2위 업체로

지난해부터 고성능차 ‘i30 N’ 생산

다음달 ‘i30 패스트백 N' 본격 양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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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에 있는 노소비체. 수도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290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연산 33만대 규모의 현대자동차 생산기지가 있는 곳이다. 기차로 4시간 걸리는 오지에 있는데도, 현대차 체코공장은 가파른 성장세와 평균 이상의 임금·복지 제도로 체코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5일(현지시각) 찾아간 이 공장의 차체 생산라인에선 367대의 용접 로봇들이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에 맞춰 공연을 하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체코공장 가동률은 100%를 훌쩍 넘어섰다. 양동환 현대차 체코생산법인장은 “2015년 출시한 신형 투싼에 힘입어 지난해 가동률은 108%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현대차 국외공장 가운데 러시아공장과 터키공장에 이어 3번째로 높은 가동률이다.

체코공장은 200만㎡(60만평)의 터 위에 프레스·차체·도장·의장 공정과 변속기 공장 등 자동차 생산 설비와 함께 부품·물류창고, 출하 검사장 등 부대시설까지 두루 갖췄다. 하나의 공장에서 원스톱으로 모든 생산 공정이 이뤄지는 ‘자족형 완성차 공장’이다. 체코공장은 다음 달이면 생산을 시작한 지 10년을 맞는다. 가동 5년째인 2013년 누적생산 100만대를 돌파한 이후 내년 상반기엔 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에서 만드는 차량은 소형차와 소형 다목적차량인 ix20, i30, i30 왜건 등 6개 차종이다. 유럽은 물론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와 중동·중남미 지역 등 세계 63개국으로 수출된다. 가동 초기 2000명이던 직원수도 3200여명으로 늘어났다. 양동환 법인장은 “공장 출범 초기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악화돼 어려움이 많았지만, 유럽 전략 차종이 먹혀들면서 체코의 3대 자동차 기업으로 발돋움했다”고 말했다.

체코공장은 그동안 현대차의 유럽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으나, 지난해 ‘i30 N’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고성능차 생산의 전초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세계 31개국으로 판매되는 ‘i30 N’은 평균 3개월을 기다릴 정도로 주문이 밀려있다. 다음 달부터는 ‘2018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i30 패스트백 N’을 체코공장에서 양산한다.

현대차는 미국·중국·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적용하고 있는 것처럼, 체코에서도 연구개발과 디자인·생산·판매·마케팅·애프터서비스 거점을 모두 유럽에 두는 현지화를 택했다. 40명의 현대차 주재원을 제외한 생산직 2700여명과 일반직 440여명을 현지인으로 채용했다. 체코는 오랜 산업 역사와 함께 방적이나 유리 장신구 생산에 주력할 정도로 손기술이 좋고 장인정신의 자부심이 큰 나라다. 이런 숙련된 노동력 덕분에 현대차 공장은 ‘체코 국가품질상’을 받기도 했다.

공장 설립 당시 환경오염 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많았으나, 체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올해 취업 선호도 조사에서 지멘스와 보쉬 등을 제치고 2위를 기록하는 등 현대차는 체코에서 가장 다니고 싶어 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양 법인장은 “공장 터에 1100여 그루의 나무를 옮겨 심고, 지역사회 공헌과 일자리 창출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돌려놓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생산 기준으로 보면, 체코에서 120년 역사의 국민기업 스코다가 86만대로 1위였고, 현대차가 36만대로 2위, 도요타와 푸조·시트로엥 합자회사(TPCA)가 20만대로 3위다. 시장점유율은 스코다(31%), 폴크스바겐(10%)에 이어 현대차(8%)가 3위에 올라있다.

노소비체(체코)/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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