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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청산가치 절반도 못미치는 기아차·현대제철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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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기아차와 현대제철의 주가가 청산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외국인이 최근 한 달 동안 두 종목을 꾸준히 사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종목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할 경우 유동성 확보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까지 가능해 기업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13거래일 연속(9월 14일~10월 8일) 기아차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포함해 지난달 7일부터 이달 8일까지 최근 한 달 동안 순매수 규모는 819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코스피 자동차 업종 중 최대 순매수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383억원이다. 최근 한 달 동안 현대차그룹의 다른 상장사들인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에 대해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증권가에선 기아차와 현대제철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똑같이 0.4배 수준으로 저평가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별다른 악재가 없기 때문에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하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관련해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는 불확실성이 커지며 외국인의 매도가 나오고 있다"며 "반면 기아차와 현대제철은 개편 작업이 진행되면 오히려 지분 매각에 따른 현금 증가 요인이 있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사업 일부를 떼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식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이 개편안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 등 오너 일가는 기아차와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여 현대모비스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짜고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로 했다. 이후 엘리엇 등 외국계 자본이 합병비율 등을 문제 삼아 이 개편안은 잠정 보류됐다. 업계에선 정부가 순환출자를 연내에 해소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곧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차와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기아차와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16.9%, 5.7%씩 보유 중이다. 향후 지분 매각에 따른 현금 자산 증가가 예고된 셈이다.

작년 3분기에 통상임금 충당금으로 1조원을 반영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기아차는 올 3분기에 3697억원의 이익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증권사들은 올 3분기에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도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최근 현대제철은 다른 철강사들과 함께 철근 판매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41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당초 예상보다 낮은 과징금이 책정돼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영업이익은 1조4443억원으로 작년보다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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