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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1998년에 채택한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1965년 한-일 관계 정상화 이후 두 나라의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킨 획기적 선언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한-일 정상은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열어간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오부치 총리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커다란 고통을 준 사실을 받아들이며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다. 한-일 외교사상 처음으로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반성과 사죄가 공식 합의문서에 명시됐다.
이 공동선언이 한-일 협력의 방향을 포괄적으로 제시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정부는 이 선언에 따라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단행했고, 일본에서 한류 붐이 일어났다. 그러나 훈풍은 오래가지 못했다. 특히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한 뒤 일본에서 한류 열풍이 꺼지고 반한 물결이 일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졸속으로 단행해 한-일 관계를 더 꼬이게 만들었다. 이런 역사를 살피면, 양국 정치 지도자들의 지혜로운 처신이 한-일 관계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게 된다.
한-일 관계가 지금처럼 불편할 때일수록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담긴 평화·협력의 정신을 살려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은 일본과 관계개선에 더 노력해야 하고, 일본 정부는 오부치 총리의 ‘반성과 사죄’를 기억해야 한다. 특히 북-미 관계의 지각변동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동북아 평화질서 구축이 당면 과제가 된 만큼, 한-일 두 나라는 새로운 동북아 미래를 앞당기기 위한 공동의 방안을 찾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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