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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MT리포트]디젤車 "가성비로 수송혁명…매연은 아킬레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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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편집자주] '클린디젤'이 '더티디젤'로 바뀌게 된 것은 '욕심'때문이었다. 기업의 욕심은 소비자의 신뢰를 앗아갔고, 디젤은 자동차 시장에서 퇴출위기를 맞았다. 성장엔진이 꺼져 종말을 향해 가는 디젤차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봤다.

[디젤車의 종말]1892년 루돌프 디젤이 발명, 높은 연비 저렴한 연료로 수송수단...배기가스 논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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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8일 디젤 게이트 사태 이후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당시 사장(왼쪽),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당시 사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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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거의 매일 타는 자동차. 그 '자동차의 심장'격인 엔진은 연료에 따라 두가지로 나뉜다. 바로 가솔린과 디젤(DIESEL·경유). 그 중 디젤 엔진이 '환경 적폐'로 몰리며 위기에 빠졌다.

'디젤 엔진의 아버지'는 바로 독일의 기술자 루돌프 디젤이다. 120여년 전인 1892년 최초의 실용적인 디젤 엔진을 발명, 현재까지도 수송은 물론 전 산업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린더에 흡입된 공기를 20대1의 고압으로 압축하면 공기의 온도가 500도 이상으로 높아지고, 여기에 중유나 경유를 분사해 자연 발화·폭발시켜 동력을 얻는 원리다.

1903년 선박용 디젤 기관이 최초로 제작됐다. 이어 1923년 12월 메르세데스-벤츠가 최초의 디젤 트럭을 선보였고, 이후 1936년에는 최초의 디젤 양산 승용차인 260D 모델을 내놨다.

2차 세계대전 후 디젤 엔진 수요는 다양한 분야에서 폭발적으로 늘었다. 소형 자동차뿐 아니라 철도·중장비·트럭·선박·비행기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대부분의 수송 수단에 쓰이고 있다. 자동차와 일부 항공기에만 쓰이는 가솔린 엔진과는 대비된다.

디젤차 급성장의 배경엔 무엇보다 높은 '가성비'가 있다. 디젤 엔진 열효율이 가솔린 엔진보다 뛰어나고, 이에 따라 연비도 더 높다. 가솔린엔진의 에너지효율이 25% 정도이며, 디젤엔진은 35% 정도로 높다. 또 배기량 대비 토크도 강력하다. 엔진 내구성도 탄탄하다.

경유가 산업 용도로 많이 쓰이다 보니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경유 가격을 휘발유에 비해 낮게 책정한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비산유국 일반 승용차 운전자로선 매력적인 혜택이다. 국내에서도 2010년대 들어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며 디젤차 수요가 급팽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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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치명적인 한계들도 다수 내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배출가스 문제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질소산화물과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원흉으로 꼽히고 있다. 디젤엔진의 경우 연료 분사방식과 과급(대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기관에 흡기 공급)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해결이 어렵다.

물론 미세먼지저감장치(DPF), 질소산화물 저감장치(LNT), 선택적 환원장치(SCR) 등 후처리 기술(장치)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한편으론 엔진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가솔린 엔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덜하다는 근거로 '클린 디젤' 마케팅을 써오기도 했다.

그러나 유로6 이후로 배출가스 규제가 극도로 강화되면서 고도의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기업들은 눈속임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실제 배출가스를 조작하다 적발된 대표적 사건이 바로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다. 이 후폭풍으로 '더티 디젤'이란 오명을 안게 됐다. 주요국 정부는 디젤차 운행제한을 추진 중이고, 자동차 업체들은 디젤차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전기차로 투자를 돌리고 있다.

배충식 KAIST 교수(기계공학)는 "유한한 화석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젤 엔진이 사장돼야 하는 기술로 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러나 근본적인 단점이 해소되지 않는 한 디젤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시복 기자 sibokis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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