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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한달 새 33%, 랠리 언제까지?"…홍콩증시 '3대 급등' 사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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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하강 이후 발생한 15·20년 역사적 랠리, 모두 정부 경기부양책에서 촉발

머니투데이

[홍콩=신화/뉴시스] 1일(현지시각) 홍콩 빅토리아 항구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제75주년 기념 불꽃놀이가 열려 주민들이 화려한 불꽃을 즐기고 있다.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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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가 급등하는 가운데 과거 세 차례 있었던 항셍지수의 역사적 급등 사례도 재조명된다. 세 차례 랠리 중 두 차례가 중국 정부의 유동성 확대 등 경기부양책을 신호탄으로 시작됐다. 부양책에 힘입은 네 번째 역사적 고점을 기다리는 현장의 절박감이 읽힌다.

홍콩증시는 7일 본토 국경절 연휴 마지막 거래일을 맞는다. 연휴 기간 중국 본토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홍콩 항셍지수는 개장 3일 만에 15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현지서는 급등 이후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도 지난 4일 종가 2만2742포인트가 이전 고점인 지난해 1월의 2만2700포인트를 돌파했다는 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7일 장은 출렁거리는 가운데 현지시간 10시6분 기준 1.39% 상승 중이다. 지난달 저점 대비로는 33%가량 올라 있다.

역사적 랠리들도 소환된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24일 1억위안(약 189조원)으로 시작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증시가 급등하면서, 과거 부양책으로부터 시작됐던 랠리들의 사례가 특히 조명된다. 장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다.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기록된 세 차례의 이른바 '황금시대' 중 첫 번째는 2007년 8월 사례다. 8월 17일 1만9386포인트이던 항셍지수는 같은 해 10월 30일 3만1958포인트까지 무려 64.9%나 올랐다. 이 기간 중 10월 3일 하루 거래액이 2100억홍콩달러(약 36조원)에 이를 정도였다.

이 역사적 랠리는 중국 경제의 급성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직전인 2007년 중국의 경제성장은 기념비적일 정도다. 연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무려 13%에 달했다. 중국 정부의 기업 자금조달 규제 완화로 본토 기업들이 일제히 홍콩증시로 향했다. 개혁과 개방을 통한 기업과 자본시장 동반 성장의 표본과 같은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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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두 번째 황금시기부터는 '경기하강+정부 경기부양책' 패키지가 개입하기 시작한다. 그 해 3월 27일 2만4486포인트이던 홍콩증시는 같은 해 4월 27일 2만8588포인트까지 약 16.8% 오른다. 4월 13일 거래액은 2636억홍콩달러(약 46조원)에 달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7.5% 성장률 목표치를 세웠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수출둔화 등으로 7.4% 성장에 그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며, 무려 24년 만에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이 때만 해도 중국은 기다리지 않았다. 2014년 말부터 즉각 경기부양책을 발동했다. 역사적인 후강퉁(Shanghai-Hong Kong Stock Connect) 제도가 실시된 것도 이 때다.

후강퉁 제도는 2014년 11월 도입됐는데, 중국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였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증시에, 홍콩 투자자들이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자본시장을 외국 투자자들에게 더 개방하기 위한 조치였고, 증시는 급등으로 화답했다. 시장 개방이야말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로 돌아온다는 걸 확인하게 해주는 사례였다.

세 번째 황금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말 시작됐다. 12월22일 2만6119포인트였던 홍콩 증시는 당시 발표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그리고 기술주 상승에 힘입어 이듬해인 2021년 2월17일 3만1183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상승률이 약 19.4%에 달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팬데믹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2021년 홍콩증시는 하반기 다시 하락하긴 했지만, 상반기 랠리에 힘입어 연간 총 거래액이 전년 대비 52%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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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최대 번화가 왕푸징 거리가 국경절 연휴를 맞아 쇼핑을 하러 나온 중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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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부양책으로부터 시작된 이번 랠리에 대해서는 낙관론 우세 속에서 신중론이 양립하는 분위기다. 9월 30일 홍콩주식 거래량이 5000억홍콩달러(약 87조원)에 달할 정도로 상승세는 폭발적이다. 본토 증시까지 당분간 상승할 거라는 전망이 줄줄이 나온다. 상당한 저점에서 랠리가 시작된 만큼 상승 여력이 더 있다는 거다. 반면 정부 역할이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중국 유명 투자펀드 진하이카이얀(전해개원)의 양더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홍콩과 본토증시 모두) 지난 10년간 이처럼 큰 시장 조정과 우량 자산에 대한 할인이 나타난 적은 없었다"며 "큰 변동성 시점은 투자자들에게 10년에 한 번 찾아오는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화진(화금)증권은 "본토 증시의 급등세는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연휴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재정정책이나 기타 정책들이 발표되면서 자본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샹쭝주오 선전타이완구금융연구원장은 "시장은 '중앙정부가 무제한 돈을 찍어내고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주식을 산다'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이는 부양책을 완전히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정책과 법적 제한을 뚫고 자금을 직접 사용해 주식을 사는 관영은행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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