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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파키스탄, 결국 IMF에 구제 요청…"中 일대일로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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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경상수지 적자로 결국 백기

IMF 최대 주주 美 "IMF 기금 中에 들어가서는 안돼"

620억달러 中사업에도 영향 미칠 듯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경제위기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이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요청을 하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 아사드 우마르 파키스탄 재무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임란 칸 총리가 지난 9월 말 IMF와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협상은 이번주 발리에서 시작돼 6~8주 안에 회담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은 지난 7월 크리켓 선수 출신인 임란 칸 총리가 당선되며 두번째 민주정부 수립에 성공했다. 그러나 외채에 기반한 경제 성장은 파키스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우마르 재무장관은 “우리는 지난 회계연도에 목표보다 2.5%가량 큰 재정적자를 겪었고 경상수지 적자는 20억달러에 달한다”며 “현재로서는 지속가능한 경제가 아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파키스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1년 전 139억달러에서 연말까지 수입대금을 간신히 치를 만한 수준인 84억달러로 급감했다.

파키스탄은 이번 협상에서 경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회복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키스탄은 매우 큰 재정 불균형, 경상수지 불균형,낮은 수준의 매장량과 과대평가된 통화를 가지고 있다”며 “파키스탄 정부는 자금지원을 통해 구조적인 경제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고 이는 좋은 징조”라고 평했다.

파키스탄의 IMF 지원 요청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은 460억달러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비롯해 중국과 620억달러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마르 장관은 CPEC를 유지하는 것이 이번 IMF 협상에서의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IMF의 최대 주주인 미국은 IMF 기금이 중국으로 우회해서 흘러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IMF 구제금융 자금이 중국에 진 빚을 갚는데 쓰여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후 파스크탄 상공회소는 지난달 FT에 중국과 합의한 인프라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재협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주 사우디아라비아가 파키스탄의 석유 수입대금 지불 연기 요청을 거부한 뒤 IMF 구제금융 신청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대신 사우디는 CPEC의 일환으로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파키스탄 남부 항구도시 그와다르 정유공장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 파키스탄 관리는 “사우디의 현재 최우선 관심사는 투자”라면서 “그와다르 정유공장 투자가 합의됐고 사우디는 현재 다른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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