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옷·음식물 전혀 없다” 콩레이 후유증 겪는 경북 영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주택 1290여채 물에 잠겨 이재민 550여명 발생

전국에서 자원봉사 지원하고 성금 모금도 시작돼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일 오전 김윤성(43)씨는 27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경북 영덕군 강구면 오포1리에서 복구작업을 벌였다. 그는 경북 안동에서 온 동료 40여명과 함께 침수된 주택에서 젖은 가재도구와 옷가지 등을 빨아서 말리고 마당에 쌓인 흙더미를 치우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이 마을에는 사흘 전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사람 키 높이만큼 물이 찼던 곳이다.

김씨는 “이불이나 밥그릇, 밥통은 씻어서 말린 뒤 다시 사용할 수 있겠지만 쌀 같은 곡식과 음식물은 모두 버려야 합니다. 수십년 된 낡은 주택들이 물에 잠긴 뒤에도 과연 안전할지, 집주인들이 집으로 들어가서 생활해도 괜찮을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영덕군 강구면과 영덕읍 일대 주택 1290여채가 물에 잠겼다. 주민 550여명이 9일 현재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교회나 경로당, 마을회관 등에서 지내고 있다. 복구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8일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1300여명이 영덕을 찾아와 구슬땀을 흘렸다. 9일에도 27개 봉사단체 1500여명이 침수된 집안을 청소하고 가재도구를 옮기는 등 복구작업을 펼쳤다.

백동훈 영덕군 공보계장은 “이재민들이 교회나 마을회관에 사흘째 머물고 있다. 생필품이 매우 부족하다. 곧 물이 빠진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옷가지는 물론 가재도구와 음식물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라며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큰 물난리를 겪은 영덕 주민들을 위해 모금계좌를 열어 성금을 모으고 있다. 에이아르에스(060-701-1004. 한 통화 2천원)나 휴대전화 문자(#0095. 건당 2천원)로도 참여할 수 있다. 생활용품을 전달하려면 영덕군청(054-730-6163)이나 전국재해구호협회(1544-9595)로 연락하면 된다.

김남일 경북도 재난안전실장은 “물난리로 힘들어하는 이웃에 건네는 작은 정성이 따뜻한 위로가 된다. 태풍 피해로 실의에 빠진 영덕주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오늘의 추천 뉴스]
[▶ 블록체인 미디어 : 코인데스크] [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