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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이번엔 부패 고발 불가리아 기자 피살, 유럽서 1년간 3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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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U 지원금 유용 비리 파헤쳐온 프로그램 진행자

보도와의 연관성 안 드러났지만…시민들 ‘정부 불신’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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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권력형 비리를 파헤쳐온 불가리아 기자가 피살당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불가리아 북부 루세의 <티브이엔>(TVN) 방송 탐사보도 프로그램 진행자 빅토리아 마리노바(30)가 6일 다뉴브강 근처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8일 보도했다. 마리노바는 성폭행당한 뒤 머리를 가격당하고 목이 졸려 숨졌다.

마리노바는 지난달 30일 진행한 마지막 프로그램에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탐사보도 기자들을 출연시켜 유럽연합(EU) 지원금 유용 문제를 다뤘다. 2007년에 유럽연합에 가입한 불가리아에서는 인프라 건설 지원금을 관리들과 범죄조직이 결탁해 빼돌린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마리노바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두 기자는 지난달 13일 부패 관련 자료의 파기 문제를 취재하다 억류당하기도 했다.

불가리아 내무부는 마리노바의 보도 활동과 범행 사이의 연관성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범인이나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9일 루마니아인 남성을 용의자로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력한 용의자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그의 알리바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외신들은 시민들 사이에서는 수사 당국이 어떤 결과를 내놔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루세와 수도 소피아에서는 수백명이 철야 추모 행사를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정부 고위층의 부패를 폭로한 몰타 기자가 차량 폭발로 숨졌고, 지난 2월에는 슬로바키아 정치권과 이탈리아 마피아의 결탁을 취재하던 기자가 연인과 함께 청부 살해의 희생자가 됐다. 마리노바의 피살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해온 기자가 터키 주재 영사관에서 살해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터라 더 주목을 받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언론인에 대한 “소름 끼치는” 범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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