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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인터뷰]"한글 우수성·소중함 잊혀져가는 것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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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학자 이윤재 선생 외손자 이규호씨

뉴스1

일제강점기 한글 보급운동에 평생을 바친 국어학자 한뫼 이윤재 선생의 외손자 이규호씨/2018.10.9/뉴스1 남승렬 기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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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뉴스1) 남승렬 기자 = 9일 대구 수성구 어린이회관에서 열린 제572돌 한글날 경축식에는 '한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인물과 관계된 특별한 사람이 참석했다.

한뫼 이윤재(1888~1943) 선생의 외손자인 이규호씨(64·대구 남구 봉덕동)다.

이씨의 외조부인 이윤재 선생은 일제강점기 국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로 활동하며 우리말 연구와 한글 보급에 평생을 바쳤다.

개화기 국어학자인 주시경(1876~1914) 선생의 가르침을 직접 받지는 못했지만 그의 학문을 본으로 삼아 한글 연구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다.

선생은 1930년대 조선어학회에 참여해 한글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우리말사전 편찬사업을 이끄는 한편 식민사학에 맞서기 위해 사학자들과 함께 '진단학회'를 설립했다.

1942년 이른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최현배 선생(1894~1970) 등과 함께 일제에 체포·수감뙜다가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이듬해 56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이씨는 "외할아버지를 뵙지는 못했지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 1943년 돌아가셨으니…그래도 후대 사람들이 외조부를 기억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입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부인, 딸과 함께 한글날 경축식을 찾았다.

그는 "모친(이윤재 선생의 딸)이 살아계실 때는 해마다 어머니를 모시고 가족과 함께 한글날 기념식을 찾았다"며 "일제강점기 때 한글 보급운동을 하시다 돌아가신 외조부를 생각하면 우리 가족에게는 한글날이 조금 슬프게 다가오기도 한다"고 했다.

구한말 우리글 보급에 힘쓴 국어학자의 유족으로서 맞이하는 572돌 한글날의 의미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한글의 우수성을 잘 알지 못하고 우리 글의 소중함에 대해 잘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갈수록 커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외조부 같은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우리 말과 글을 일제로부터 지킬 수 있지 않았겠느냐"며 "한글날에만 반짝하는 한글사랑이 아니라 평소에도 우리 글과 말을 아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경축식은 '한글, 세상을 비추는 문자의 으뜸'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대구시의원, 한글학회 대구지회 회원, 중·고교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훈민정음 서문 봉독, 한글 유공자 표창 수여 등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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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구 어린이회관 꾀꼬리극장에서 열린 '572돌 한글날 경축식'/2018.10.9/뉴스1 남승렬 기자©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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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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