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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쓸데없는 거래절벽 우려…“서울 아파트 실거래 오히려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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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하게 쏟아진 부동산 대책에 집값은 잡히고 일단 사고 보자는 ‘묻지마’ 매매는 사라졌을까?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규제가 늘면서 위축될 것으로 보였던 서울 아파트 거래가 애초 예상과 달리 오히려 늘었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들어 7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신고 건수는 모두 2942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420건이 거래된 것인데, 이는 거래량이 크게 늘었던 지난 9월보다 오히려 많다. 9월 서울 아파트 하루 평균 거래량은 415건이었다. 현재 주택거래 신고는 계약 후 60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10월 신고분에는 8~9월 거래분도 일부 포함돼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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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 수요 억제 방안을 담은 9·13 대책과 공급 확충 방침을 밝힌 9·21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9·13 대책은 고가주택과 다주택 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리고,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해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내용이다. 9·21 대책에는 서울과 1기 신도시(분당, 일산 등) 사이에 택지 4~5곳을 조성해 20만 가구 규모의 3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등 수도권에 총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 대책이 잇따르자 한동안 서울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실제 아파트 시세 상승세는 둔화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13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9월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45% 상승했지만,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17일 기준 상승 폭은 0.26%로 떨어졌다. 9·21 대책이 발표된 이후인 24일과 10월 1일 기준 상승폭은 각각 0.10%와 0.09%로 계속 줄어들었다.

하지만 거래량은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지 않았다. 9·21 대책 직후인 추석 연휴에는 거래가 뜸했지만, 결국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2457건으로 8월(7367건)보다 69.09% 증가했다. 10월 초에는 거래 신고 건수가 오히려 더 늘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광진구와 중구의 하루 평균 거래량이 각각 9월보다 46.67%와 45.34% 늘었고, 동대문구(26.36%)와 노원구(23.27%), 강동구(23.97%)와 강남구(20.27%)도 20% 이상 증가했다.

거래량이 많이 줄어든 곳도 있다. 종로구의 하루 평균 거래량이 65.99% 감소한 것을 비롯해 서대문구(-38.61%), 은평구(-29.04%), 동작구(-27.47%), 마포구(-24.98%), 성북구(-24.74%) 등은 일평균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의 움직임에 따라 거래량 증감이 생겼다고 분석하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이사철을 앞두고 실수요자가 한창 움직이는 시기"라며 "9월의 부동산 대책들이 투자자는 위축시켰지만, 실수요까지 막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수요자들이 그동안 크게 오르지 않은 곳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센터장은 "거래량이 많이 줄어든 종로구와 서대문구, 마포구 등은 올해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이라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곳으로 실수요자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지역별 거래량은 순환매가 이뤄진 결과로 보인다"면서 "먼저 오른 지역은 거래가 줄고 나중에 오르는 지역은 거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거래 신고를 60일 이내에 하면 되는 만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기자(tru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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