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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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정치인 테마 밈코인(단순한 재미를 위해 발행되는 가상자산)의 가격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정치 밈코인 가격이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단기 차익을 노리고 섣불리 투자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10일 가상자산 통계분석 플랫폼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테마로 한 정치 밈코인 ‘MAGA’의 가격은 지난 8일 5.2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이 코인은 1.71달러에 거래됐다. 불과 보름 만에 가격이 3배 넘는 수준으로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3시 기준 MAGA 가격은 이틀 전보다 20% 하락한 4.21달러를 기록 중이다. 중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돼 비트코인이 2% 넘게 떨어지자, MAGA는 열 배 가까운 하락 폭을 기록했다.
MAGA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으며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정치 밈코인으로 꼽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다른 정치인을 테마로 한 밈코인보다 앞선 지난해 8월부터 발행됐고, 거래량도 월등히 많다.
지난해 8월부터 발행된 후 줄곧 1달러를 밑돌던 MAGA는 올해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계 복귀에 속도를 내면서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3월에는 10달러선까지 올랐다. 6월 들어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문제가 불거지자, MAGA는 17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MAGA는 차익 실현 매도가 급증하며 가격이 빠르게 하락했다. 민주당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되고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MAGA는 지난달 2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3개월여 만에 가격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하며, 밈코인 중에서도 높은 변동 폭을 보인 것이다.
MAGA에는 못 미치지만, 해리스 부통령을 테마로 한 정치 밈코인 ‘카멀라 호리스(Kamala Horris)’도 가격이 큰 폭으로 출렁였다. 지난달 23일 가격은 0.005달러에 불과했지만, 7일에는 0.01달러로 보름 만에 2배 수준으로 뛰었다. 그러나 사흘이 지난 현재 가격은 약 30% 하락한 0.00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카멀라 호리스 코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올해 5월부터 발행됐다. 6월까지 0.001달러에 거래가 됐던 이 코인은 해리스 부통령이 새로운 민주당 후보로 부상한 7월 24일 0.03달러를 넘어서며 한 달 만에 30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그러나 카멀라 호리스 역시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고 초기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지난 2개월간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 10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첫 대선 토론회를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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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정치인을 테마로 한 밈코인 가격이 큰 폭의 변동률을 보이자, 국내에서도 단기간에 많은 차익을 얻으려는 목적에서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만 정치 밈코인은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거래소에는 상장돼 있지 않으며,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도 거래를 할 수 없다. MEXC와 유니스왑 등 해외 거래소를 통해 투자할 수 있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국내 금융 당국에 의해 미신고 사업자로 분류돼 있어 사전에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정치 밈코인 투자의 위험에 대한 지적이 많다.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늘어나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악용해 해외 특정 세력이 자전 거래 등을 통해 시세 조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밈코인 자체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에 비해 투자 위험성이 높은 편인데, 정치 밈코인은 특히 변동성이 커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정치 밈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도박판의 베팅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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