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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실종 인터폴 총재 '수뢰 조사' 확인한 中 공안, "저우융캉 악영향 척결"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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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융캉(周永康)이 남긴 독(毒)을 철저히 숙청해야한다"

자오커즈(趙克志) 중국 국무위원겸 공안부 부장(장관)이 8일 새벽 당위원회를 소집해 중국에서 실종됐던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 총재가 뇌물수수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던진 주문 중 하나다.

공안부 부부장을 겸하고 있는 멍훙웨이(孟宏偉)인터폴 총재의 낙마가 지난 2014년 숙청된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의 정변 기도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일각의 시각을 부추기는 대목이다. 멍훙웨이는 저우융캉이 공안부장을 맡던 2004년 공안부 부부장으로 발탁한 측근으로 분류된다.

‘사법계의 짜르’로 불리던 저우융캉은 시진핑(習近平)이 국가주석에 올라 반부패 투쟁에 돌입한 지 1년여가 흐른 2014년 7월 체포돼 2015년 6월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다.

자오 국무위원은 "시진핑 당총서기의 당 중앙 핵심이자 전당(全黨)의 핵심 지위를 결연히 수호해야한다"며 "정치적 입장 방향 원칙 길에서 시진핑 동지 핵심의 당 중앙과 고도로 일치해야한다"고 충성 발언을 이어갔다.

조선일보

중국에서 실종된 뒤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된 멍훙웨이 인터폴 총재(위)와 그를 공안부 부부장에 발탁했던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SCMP⋅CCTV


하지만 "저우융캉이 남긴 독을 숙청해야한다"는 발언은 과거에도 공안부의 청렴결백을 강조할 때 수차례 언급된 발언이라 이번 조사가 과거 정변기도와 관련됐을 것이라고 직접 연계시키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2016년 인터폴 첫 중국인 총재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이미 검증을 끝내고 밀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오 국무위원의 발언은 이날 공안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전날 저녁 밤 자정이 다되서야 공산당 기율위와 국가감찰위가 공동 운영 홈페이지를 통해 "멍훙웨이 공안부 부부장이 법을 위반해 국가감찰위원회의 감찰조사를 받고 있다"고 짤막한 성명을 올린 것과는 달리 긴 발언 내용을 담았다.

자오 국무위원은 "법률 앞에는 특권과 예외가 없다"며 "멍훙웨이의 뇌물수수와 법률위반이 당과 공안 사업에 미친 엄중한 피해를 인식하고 깊은 교훈을 얻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자신과 가정의 청렴결백을 이뤄야 한다"며 "주변의 부패를 한치도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혀 멍훙웨이 주변과 연루된 부패일 가능성도 시사했다.

자오 국무위원은 전담팀을 조직해 멍훙웨이와 공동으로 뇌물수수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사에 대한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수사 확대 방침을 밝힌 것이다.

전날 멍훙웨이의 부인이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편이 위험에 처했다면서 국제사회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하자 내정(內政)인 부패척결의 일환이라고 일축하고 나선 것이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멍훙웨이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조사는 중국 정부의 의법치국과 반부패를 확고히 추진하는 결심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멍의 부인은 남편이 출장을 간다면서 집을 나간 직후인 지난달 25일 남편으로부터 칼 모양의 이모티콘을 메시지로 받았다고 밝혔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음을 의미하는 이 메시지를 받기 몇 분 전에는 "내 전화를 기다리라"라는 문자도 받았다고 했다.

중국 당국이 멍훙웨이 체포 조사를 확인한 직후 멍은 인터폴에 서면으로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인터폴이 전했다. 인터폴은 내달 두바이에서 새 수장을 뽑을 때까지 한국 출신 김종양 수석 부총재가 총재직을 대행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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