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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사립대 72%, 구성원 배제하고 총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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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99곳 이르러…직선 7곳·간선 32곳

교수·직원·학생 전원 참여 2곳뿐

“뱁 개정해 직선제 근거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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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신민준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총장을 학생 손으로 뽑을 수 있도록 총장 직선제를 시행하라”며 8일간 학교에서 단식 농성을 벌였다. 홍익대는 현재 교수·직원·학생 등 33명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복수의 총장 후보를 추천하면 법인이 총장을 선임하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총장이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면 총장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학생들은 벽이 갈라지고 천장에서 가루가 떨어지는 낡은 교육환경을 비판하며 대학 쪽의 ‘적립금 쌓기’를 중단할 것을 요구해 왔지만 번번이 묵살 당했다. 홍익대의 적립금은 올해 현재 7249억원으로 사립대학 가운데 가장 많다. 신민준 학생회장은 “학생을 ‘돈줄’로만 보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총장직선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단식 농성에도 불구하고 8월 말 홍익대는 기존의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했다. 새 총장이 선출되면 ‘새로운 방식’을 논의해보자던 학교는 지금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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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서는 구성원들의 투표로 총장을 뽑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실에선 구성원 참여가 매우 제한적이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사립대학 총장 선출 실태 전수조사’ 자료를 보면, 대학 72%(99곳)가 구성원 참여 없이 학교법인이 일방적으로 총장을 임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원이 총장 선출에 참여하는 대학 가운데, 직접 선거로 총장을 추천하는 ‘직선제’ 대학은 7곳(5%)에 불과했고, 32곳(23%)은 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간선제’였다.

직선제 대학 중에서도 교수·직원·학생 전원이 직접 선거에 참여하는 대학은 이화여대와 성신여대 2곳에 불과했다. 이화여대는 지금껏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했지만,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학·학사 관리 특혜 논란 이후 지난해 처음 직접 선거로 총장을 뽑았다. 총장추천위원회가 복수의 총장 후보를 추천하는 간선제 대학 32곳 가운데 26곳에서는 총추위 단계에서부터 법인 이사가 관여해 후보자 추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장 직선제 운동을 벌이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총장 직선제의 근거를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의 이승준 사무국장은 “사립학교법은 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 경영자가 학교의 장을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학생을 비롯한 구성원의 참여를 명시하는 방식으로 법 개정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미 의원은 “참여민주주의가 확대되는 시대적 추이를 고려할 때 대학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직선제 방식으로 총장 선출제도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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