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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하늘길’ 닫는 아랍 국가들…이란 ‘핵교리 수정’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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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9일 리야드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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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주변 아랍국들에 자국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협조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처에 나서고 있다. 아랍 국가들도 이스라엘에 자국 영공 통과를 불허하는 한편 미국에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격을 막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은 미국에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격을 막아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은 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때 자국 영공 통과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했다.



이들 국가는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격으로 분쟁이 확산되면, 자국의 석유 시설들이 이란의 동맹세력들의 공격 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란은 이들 국가에 미국에 영향력을 발휘하라고 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주 사우디와의 접촉에서 이스라엘의 공격 수행에서 어떠한 지원이라도 있으면, 사우디의 석유 시설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사우디 왕가와 밀접한 사우디의 안보 전문가인 알리 시하비는 로이터에 “이란은 ‘만약 걸프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영공을 개방하면, 이는 전쟁 행위가 될 것’이라고 언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란은 자국에 반하는 지역 내 지원이 있다면, 이라크 및 예멘 같은 동맹세력들이 대응할 것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사우디에 보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 초점이었다고 양국 소식통들은 전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국가들도 지난주 긴급 회동에서 이란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서도 자국 영토와 영공 사용을 불허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신문은 또 요르단 등 중동의 다른 미국 동맹국들에도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때 영공이나 영토 사용을 불허하라고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 관리들은 미국에 이란에 대한 어떠한 공격 작전에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자국의 군사시설이나 영공을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문제를 잘 아는 워싱턴의 한 인사도 걸프 국가의 관리들이 미국과 접촉하면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의 범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확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란의 핵 시설뿐만 아니라 석유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또 이스라엘이 자국 핵 시설을 공격하면 핵교리를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보좌관인 라술 사나에이-라드 준장은 파이내셜타임스에 “핵 시설 공격은 전쟁 동안이나 그 후에 핵과 관련한 계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일부 정치인들은 이미 이란 핵 전략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핵 시설들은 전시 동안에 양쪽이 고려해야만 하는 스스로의 규칙이 있다”며 “이란으로부터의 어떠한 대응도 의심할 여지가 없이 이를 반영하고,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도 이스라엘의 핵시설에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란 의원 39명은 최근 하메네이에게 핵무기를 포함한 국방 교리를 강화해야만 한다는 서한을 전달했다고 한 의원이 신문에 밝혔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핵무기 개발을 금지한 하메네이의 지시에 따라 이란은 현재까지 핵교리에 대한 수정이 없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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