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40代 이상 英 남성 추정
뱅크시는 철저히 신원을 숨긴 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그라피티(담벼락에 낙서처럼 그리는 거리예술)를 남기는 게 특기다. 자본가나 권력자를 향한 비판이 담긴 그라피티를 기습적으로 그려놓고 홀연히 사라진다.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 나타나 68혁명(1968년 프랑스에서 벌어진 학생·노동자들의 반정부 시위) 50주년을 기념한 그라피티를 주요 건물에 그려놓고 사라진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슬쩍 두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5년 대영박물관에 들어가 쇼핑 카트를 밀고 있는 원시인이 그려진 돌을 놓고 사라졌다. 작품은 제대로 감상하지 않으면서 유명한 곳에서 미술품을 관람했다는 허영만 좇는 세태를 고발한 것이다. 미국 자연사박물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품을 슬쩍 놓고 갔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할 때도 눈, 코, 입만 뚫린 마스크를 쓰며 신분 노출을 꺼린다. 그를 인터뷰한 언론 매체들은 그가 영국인 남성이라고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도 부인하지 않는다. 1990년대 초반부터 활동했다고 스스로 밝힌 것을 보면, 당시를 10대 중반으로 가정하더라도 현재 나이가 최소한 40대는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영국의 일부 언론은 브리스톨 출신 거리 예술가 로빈 거닝엄이 뱅크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뱅크시 본인과 거닝엄의 가족들은 이를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의 거리예술가들이 뱅크시란 하나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경매업계에서는 뱅크시의 그림이 이번 파쇄 소동으로 화제를 불러모으면서 금전적 가치가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