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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자영업자 빈곤, 국가가 해결하라"…빗줄기 속 소상공인 총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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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거리로 나온 소상공인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 소상공인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2018.8.29 yatoya@yna.co.kr/2018-08-29 16:38:01/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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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주인도 월 200만원을 벌기 힘든 데 최저임금이 올라 샴푸 일도 아직 서툰 보조 직원에게 돈을 더 많이 줘야 한다.(정숙희 대한미용사중앙회 목포지부 회장)"

"점심 장사만 놓고 봐도 120그릇 정도 팔던 걸 이제는 70~80그릇밖에 팔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장사 접으라는 소리다.(중로의 식당 영업주 이모씨)"라고 말했다.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총궐기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소상공인도 국민"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숙희 회장은 "정부에게 우리의 절박함을 알리기 위해 아침부터 전남 목포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며 "업종에 따라 적합한 최저임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은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되는 등 궂은 날씨였지만 오전부터 많은 자영업자가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운동연대)가 주최한 ‘소상공인 총궐기의 날’엔 전국의 자영업자 등 3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차장은 “불과 2년 정도 기간 29% 인상된 최저임금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항의와 분노를 담아 29일을 총궐기의 날로 정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절규에 귀 기울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소상공인들을 밀어붙이는 정부 당국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결정된 2019년 최저임금 결정안 관련 사과와 5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 즉시 마련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위해 관련 입법 처리 ^소상공인도 존중받는 경제 정책 대전환 등 3가지 사항의 요구를 내걸었다. 집회에 참석한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하고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른 데 이어 내년에는 10.9% 더 인상된다. 경영계는 즉각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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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 당정협의가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홍종학 중소벤처기획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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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엔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정치인 53명도 참석했다. 국회의원들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정부를 비판했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영업자가 이미 죽어가고 있는데 약을 줄 생각은 안 하고 정부는 믿고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하고 있다”며 "이들은 구하기 위해서는 이론에만 존재하는 소득주의 성장 정책에서 벗어나 다른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가장 피해를 본 쪽이 바로 자영업자들이다. 앞으로 국회에서 소상공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영상축사를 통해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며 “취업자 수와 고용률, 상용 근로자 증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증가 등 전체적으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문 대통령의 발언 하루 뒤인 26일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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