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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2분기 분배지표, 금융위기 이후 최악… 소득주도성장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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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올해 2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 발표… 고소득층 늘고 저소득층 감소 하위20% 132만원·상위20% 913만원… 저소득층 소득 감소 원인은 고용부진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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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4~6월) 소득분배지표가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가구소득은 2개 분기 연속 줄었고, 같은 기간 고소득층은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소득 양극화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에 적신호가 커졌다는 우려와 함께 향후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득 격차를 가리키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23배로 나타났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계층의 평균소득을 1분위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며,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소득 5분위 배율은 2분기 기준 2015년 4.19배를 저점으로 2016년 4.51배, 2017년 4.73배로 상승(소득분배 악화)해오다, 이번에 상승폭을 크게 확대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이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4배 수준에 달하던 지표가 5배로 뛰어오른 것이다.

소득하위 20% 가구인 1분위의 가계소득(명목 기준·2인 이상 전국 가구)은 월평균 132만4900원으로 1년 전보다 7.6% 줄었다. 1분위 가계소득 가운데 근로소득(51만8000원)과 사업소득(19만4100원)이 각각 15.9%, 21.0%나 감소했다.

또 중간계층인 소득상위 40~60%(3분위) 가계의 소득은 0.1%가 줄어 지난해 1분기(-0.3%) 이후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소득상위 20% 가구인 5분위 가계소득은 한 해 전보다 10.3% 늘어나며 월평균 913만4900원으로 집계됐다. 5분위 소득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소득계층별 격차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벌어진 것은 최근 고용부진이 저소득가구에 직격탄을 날려 일자리를 잃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53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하며 2014년 1분기 5.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소득분배 양극화로 빛이 바랬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선업과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파급효과로 내수부진이 이어지면서 영세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눈에 띄게 감소한 데다, 최근 고용증가 둔화로 가구별 취업인원 수가 급감하면서 1~2분위 소득이 급감했다"며 "반면 4~5분위는 상용직을 중심으로 근로소득이 증가하고, 사업소득도 양호해 소득이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주도성장은 임금·소득은 늘리고 생계비 부담은 줄여 소비를 촉진, 경제 선순환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서민의 소득은 감소해 선순환이 작동할 기본 여건이 충족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의도한 것과 다른 지표가 나오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흡하고 유연성이 부족한 경제정책이 일자리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동시장에서 취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된 시행이 타격을 주고 있다. 정책 의도와 달리, 소득이 낮은 계층을 중심으로 충격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득균 기자 chodk2001@ajunews.com

조득균 chodk20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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