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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소득주도성장이 되레 경제망쳐…이게 정책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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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참사 매경 10대 제언 ◆

매일경제

"소득주도성장론이 경제정책입니까. 오히려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는데 이게 무슨 정책입니까. 취약계층부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잃어버리면서 거리에 나앉게 됐어요. 사회 약자는 더 많아지고 경제는 더 망가질 겁니다. 경제 양극화도 더 심해지고요. 두고 보세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19일 국회에서 긴급 당정청회의를 개최한 이날. 서울 도심에서 음식점을 10년 넘게 운영해온 A씨는 정부가 서민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자꾸 탁상공론 회의만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사스나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문제가 경제에 미치는 기간은 몇 달밖에 안 되지만, 최저임금은 업종, 근로자 구분 없이 매년 인상되기 때문에 영세 사업자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토로했다.

반도체 장비 제조회사를 경영 중인 B대표도 최저임금 일괄 적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근로자 개인마다 능력이 다르고, 어느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인지에 따라 근무 여건이 다른데 모든 업종에 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시간당 최저임금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경제의 기본도 모르는 무논리 사고방식"이라며 "최저임금을 거론하는 사람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도 아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외식업종은 유행에 민감한 데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까지 겹치면서 아예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자영업자도 속출하고 있다. 연 매출 100억원대에 달하는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C기업 대표는 "2년 연속 시간당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로 인상되는 게 말이 되느냐"며 "10년 넘게 외식업에 종사해왔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가 없었다"며 울먹였다. 실제로 그는 최근 외식업을 접기로 결심하고 매각 자문사를 알아보고 있다.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를 경영 중인 D대표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10% 오르면 정규직원들 연봉 인상폭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는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1년에 3% 올려줬다면 내년부터는 6%는 올려줘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중소기업에 법인세 인하 혜택을 주고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생활가전회사 E대표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대신 중소기업에는 법인세 인하 등으로 충격을 완화해줘야 하는데 최저임금만 높이니 부작용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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