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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리선권 “기자들 다 보는 데서 회담을”…조명균 “제가 수줍음 많아서 그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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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공개 놓고 잠깐 신경전

이번에도 ‘속전속결’ 진행

남북이 올 들어 4번째인 고위급회담을 13일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회담은 화기애애하게 시작됐지만, 남북정상회담의 구체적 날짜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애매모호한 분위기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을 시작해 오후 1시35분 종결회의를 끝으로 마무리했다.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접촉 등 남북이 마주 앉은 실제 시간은 약 2시간에 불과하다. 점심을 거르고 신속하게 회담을 종료하는 게 하나의 회담 문화로 자리 잡은 모양새이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북측의 국무위원장과 남측의 정상께서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해줘 판문점선언이 나오고 각 분야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도 “북남관계가 이제 막역지우가 됐다”고 했다.

다만 리 위원장은 회담 종결회의에서 “일정에 오른 모든 문제를 진척시키는 데 있어서 쌍방 당국이 제 할 바를 옳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판문점선언 이행이 더딘 것을 두고 남측에 우회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실제 북측에서는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대표로 나와 도로·철도·산림 등과 관련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남측에서는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이 나와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 조율에 주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리 위원장이 지난 1월과 6월 고위급회담 때처럼 회담 전체를 언론에 공개하자고 제안하면서 신경전이 오갔다. 리 위원장은 “언론이 여론을 조성하는 근본 바탕이고 그들이 어떻게 선도하느냐에 따라 여론 방향이 달라지면서 좋은 것이 나쁜 것으로 와전될 수 있고, 선의적인 게 악의적으로 매도될 수 있다”며 공개를 제안했다. 반면 조 장관은 “서로 간에 툭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면 고려할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제가 수줍음이 많아서 기자들, 카메라 지켜보는 앞에서 말주변이 리 위원장보다 못하다”며 반대했다.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판문점 | 공동취재단·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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