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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공개하자" "제가 수줍음 많다"...남북 회담공개 놓고 옥신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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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고위급회담에선 오전 전체회의때 회의 공개여부를 두고 남북이 옥신각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회의를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리선권은 "언론이라는 게 여론을 조성하는 근본 바탕이고 그들이 어떻게 선도하느냐에 따라 여론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좋은 것이 나쁜 것으로 와전될 수 있고 선의적인 게 악의적으로 매도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남측 언론이) 고의적으로 그러기야 하겠나. 회담 실황을 모르니까 추측한 게 이렇게 (보도가) 잘못되지 않았는가 혼자 생각해봤다"며 "골뱅이 갑 속에 들어가서 하는 것처럼 제한되게 하지 말고 공개되게, 투명되게, 사실이 보다 공정하게 알려질 수 있게 회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서로 간에 툭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면 고려할 부분이 있고 무엇보다 제가 수줍음이 많아서 기자들, 카메라 지켜보는 앞에서 말주변이 리 단장님보다 많이 못 하다"고 했다.

리선권은 "성격과 말주변의 문제가 아니다"며 "당국자들 생각이 달라져야 된다. 태도가 달라지면 하는 일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또 "우리 민족에게 호상 견해를 충분히 또 정확하게 전달하는가는 중대사"라며 "북측 기자들에게만이라도 공개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하지만 조 장관은 거듭 반대입장을 밝히며 "중간에라도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그런(공개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리선권도 "다음번부터는 꼭 기자들 있는 자리에서 하자. 그러면 오보가 나올 수 없어 편파보도가 있을 수 없다"며 "북남회담서 좋은 문제가 논의되고 발전적 견지에서 문제들이 협의되는데 이상하게 글들이 나가는 게 있어 이것을 막아야 된다. 최선의 방도가 회담 자체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했다.

리선권은 지난 1월 열린 1차 고위급회담 때도 회의를 공개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오늘 이 회담을 지켜보는 내외의 이목이 강렬하고 기대도 큰 만큼 공개를 해서 실황이 온민족에게 전달됐으면 한다"며 "(남측)기자들도 관심이 많아서 온 것 같은데 확 드러내놓고 하는게 어떤가"라고 했다.

이에 조 장관은 "공감을 하지만 모처럼 만나서 할 이야기가 많은 만큼 통상 관례대로 회담을 비공개로 진행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리선권은 "“회담을 투명성 있게 북한이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공개했으면 좋겠는데 귀측(남측)의 견해를 감안해서 그러면 비공개로 하다가 앞으로 필요하면 기자를 불러서 회의 상황을 알리자”고 했다. 이날 회담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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