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대통령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군 행사에서 연설하던 도중 드론 공격에 대피했다. /사진=CNN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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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경제난에 신음하는 베네수엘라의 정치·사회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무인항공기(드론)로 암살하려는 시도까지 발생했다. 대통령이 배후로 콜롬비아를 지목하면서 국가간 대립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4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군 행사에서 연설 도중 갑작스런 드론 공격에 대피했으나 신변에 문제는 없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공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격은 대통령을 노린 것"이라며 "장약을 실은 여러 대의 드론이 대통령 연단 근처에서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베네수엘라 방위군 7명이 부상당했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친미 콜롬비아 정부의 도움을 받은 극우주의 세력의 소행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점에 한치의 의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때 같은 나라였던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는 반미, 친미로 나뉘어 갈등 중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5년 베네수엘라 군인이 콜롬비아 접경 지역에서 총에 맞아 부상당한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인근에 살던 콜롬비아 불법 이주민 수천명을 추방하고 국경을 폐쇄했다. 2016년 콜롬비아 내전이 끝나기 전까지만 해도 콜롬비아에서 베네수엘라로 넘어오는 불법 이주 및 이민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생활고를 피해 콜롬비아로 대거 이주하고 있어서다. 콜롬비아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를 묵인하고는 있지만, 생필품 구입을 위해 딱 하루 국경 통행을 허용하는 임시 이민카드 발급을 중단하는 등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콜롬비아나 브라질 등으로 이주한 베네수엘라 국민은 약 160만명이다.
세계 석유 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은 높은 석유 의존도와 사회주의 정책 실패 때문이다. 1999년 이후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마두로 대통령은 수출 흑자의 95%를 차지하는 오일머니에 의지해 강력한 보조금 및 물가 통제 정책을 펼쳤다. 또 고정환율제를 도입하고,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베네수엘라 화폐 볼리바르를 외화로 환전하도록 통제했다.
하지만 2014년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석유를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빵이나 설탕 등 생필품 구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정부가 운영하는 상점에는 늘 수백 명이 줄을 서있고 암시장에서는 한 달 월급을 털어야 참치캔 1개를 겨우 살 수 있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최대 100만%, 3000원짜리 빵이 3000만원이 된 셈이다. 지난달 25일에는 ‘0’ 5개를 떼는 10만분의 화폐 개혁을 선언하고 이달 20일부터 새 화폐를 유통시키기로 했다.
여기에 마두로 대통령이 인권 탄압, 마약 밀매 등에 이어 지난 5월 부정 선거를 통해 재집권했다는 이유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정권 퇴진 요구에 맞서 지난해 8월 제헌의회 출범을 강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대 최소 125명이 숨졌다.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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