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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김정은에겐 로드먼, 푸틴에겐 스티븐 시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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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절친’ 스티븐 시걸(66)이 러시아의 대미(對美) 관계를 담당하는 특별사절로 임명됐다. 헐리우드 액션 배우인 시걸은 블라디미르 푸틴(66)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시민권을 부여받는 등 친밀한 사이로 알려진 인사다.

4일 타스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걸은 ‘러시아 대미특사’로 문화, 공공 및 청소년 등 인도주의 분야의 양국 교류를 촉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러시아 정부는 시걸의 특사 임명과 관련된 내용을 외무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했다.

52년생으로 동갑인 두 사람의 관계는 대외적으로도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다. 푸틴은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에게 양국 관계 개선을 목적으로 시걸을 러시아의 명예대사로 임명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했던 시걸은 2016년 푸틴으로부터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받았다. 당시 푸틴은 시걸에게 여권을 직접 전달해 화제가 됐다. 또 지난 7월에는 시걸이 러시아 월드컵 경기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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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동갑으로 끈끈한 우정을 과시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미국 배우 스티븐 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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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도 끈끈하다. 시걸은 지난 2014년 오바마 행정부의 대러제재 등 국제사회의 비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크림 공화국 합병을 공개 지지했다. 푸틴의 미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 영국 민영방송인 ITV ‘굿모닝 브리튼’에 출연해 “푸틴이 선거를 조작하는 행위를 했거나 러시아가 그러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또 “푸틴은 탁월한 전술가” “살아있는 세계적 지도자 중 하나” 등 ‘푸틴 사랑’을 공개적으로 여러차례 드러냈다.

스티븐 시걸은 어린 시절부터 공수도 등을 익힌 액션 배우 겸 무술인으로 액션 영화 ‘클루리스’ ‘언더 시즈’로 이름을 날렸다. 티벳 불교를 믿으며 일본 무술 애호가인데다 일본 여성과 결혼한 적이 있어 아시아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배우 이동준과 한국 영화 ‘클레멘타인’에 출연한 적도 있다. 미국, 러시아, 세르비아 등 3개의 국적을 갖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다.

◇폭군과 스타, ‘푸틴-시걸’ 한반도판 ‘김정은-로드먼’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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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데니스 로드먼을 평양으로 초청, ‘우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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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34)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직 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57)도 이른바 ‘폭군과 스타’로 주목받는 조합이다. 두 사람은 23세의 나이차에도 불구, 지속적으로 ‘우정’을 과시해왔다. 2013년부터 다섯 차례나 방북한 로드먼은 김정은과 두 차례 만났다. 2017년 방북 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김정은에게 선물했다.

지난 6월에는 북미정상회담 응원차 싱가포르를 직접 방문해 “북한이 변화할 준비가 돼있다”며 북한이 진정성을 갖췄다고 적극 홍보했다. 그는 언론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그를 독재자로만 보려고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을 때의 그 모습이 우리가 만난 김 위원장”이라고 했다. 김정은의 ‘이미지 메이킹’에도 관여하는 셈이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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