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느 가족' 스틸 |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돼 있습니다.
키키 키린이 '어느 가족'을 통해 또 한 번 심금을 울린다.
영화 '어느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훔친 물건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우연히 길에서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어쩌면 보통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 영화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등 선보이는 작품마다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시대에 대한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보여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기도 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키키 키린과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에 이어 '어느 가족'으로 여섯 번째 의기투합했다.
키키 키린은 50년 연기 경력의 일본 레전드 배우다. '도쿄 타워'를 통해 제31회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극중 할머니 하츠에 시바타 역을 맡았다. 이번 작품에서 하츠에 시바타는 가족의 고정 수입원인 연금을 받는 할머니로,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다정한 미소 뒤에 문득 알 수 없는 표정을 짓지만, 가족 모두를 사랑하고 아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부터 키키 키린을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전언. 키키 키린은 평소보다 머리를 기르고 틀니를 빼는 등 하츠에라는 캐릭터를 위해 디테일 하나하나 신경을 썼다.
다층적인 성격의 하츠에라 캐릭터를 키키 키린이 연기함으로써 관객들의 감성을 더욱 건드리고 있다. 무엇보다 하츠에라가 네 캐릭터와 바닷가에 놀러가 입모양으로 "다들 고마웠어.."라고 조용히 속삭이는 장면은 마음 깊이 따뜻함을 스며들게 하는데 이는 시나리오에 없었던 대사였다. 더욱이 첫 촬영에 이루어졌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편집하면서 키키 키린이 말하는 것을 발견한 시나리오를 수정, 해당 장면을 후반부로 옮겼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사진=민은경 기자 |
이와 관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키키 키린이 누가 봐도 좋은, 훌륭한 배우라는 것에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분 이상으로 좋은 배우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다같이 바닷가 가는 장면에서 하츠에라가 가족을 바라보면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중얼거리는 모습이 있는데 시나리오에는 안 쓰여 있었다. 심지어 촬영 첫날에 즉흥적으로 본인이 한 거다. 현장에서는 눈치 못챘었는데, 편집실에서 보고 깜짝 놀랐다. 들여다 보니 '다들 고마웠어..'라는 대사를 하더라"라며 "영화 안에서는 마지막 장면이나 마찬가지인데, 원래는 아니었다. 그 말이 마지막쯤 나올 수 있게 시나리오를 수정해갔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키키 키린은 그런 식으로 영화의 주제 또는 중요한 핵심에 대해 배우로서 포착해내고, 본인이 받아들이고 잡아낸 것에 대해 연기 안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슬쩍 꺼내놓는 배우가 아닌가 싶다"며 "그분이 꺼내놓은 걸 다시 받아칠 수 있는 연출을 하도록 신경 쓰고 있다. 그렇게 주고 받는 배우가 현장에 있다는 건 감사하고 혜택을 받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이처럼 캐릭터에 완전 녹아든 키키 키린의 열연과 그의 즉흥적인 연기까지 배려하고, 신경 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협연이 '어느 가족'에서도 빛났다. 이들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며 극장가를 뭉클함으로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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