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합산매출 5.9% 증가
최저임금 인상→생산자물가 상승→제품가격 인상→매출 증가
인플레이션→물가 압박→구매건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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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유통 기업의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소비 시장이 회복되는 신호로 읽히지만, 올초부터 계속된 물가 인상의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매유통 합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9% 성장한 83조8000억원을 달성했다. 소비 경기 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있지만, 전 채널에서 고른 성장이 나타나면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할인점 매출액은 8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 늘었고, 백화점은 1.7% 증가한 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점과 편의점도 각각 25.9%와 12.7% 뛴 4조4000억원과 5조400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백화점은 중국인 관광객 등 해외 고객들이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5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며 고무적인 실적을 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소매유통 시장규모는 226조원 추정된다.
다만 이같은 성장은 소비경기 회복과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우선 인플레이션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음식료와 숙박, 식품까지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다. 식품의 경우 연초 꽃샘 추위로 인해 작황 부진도 물가 상승에 한 몫을 했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생산자물가 상승율 폭은 더욱 확대됐다. 생산자물가는 1분기 약 1.2~1.3%에서 2분기 2% 수준이다.
미세먼지와 오존 등 외부 환경 변화로 공기청정기와 빨래건조기 등 생활가전 판매가 급증한데다, 고가의 프리미엄 백색가전이 불티나게 팔린점도 주요 유통 채널의 매출을 끌어올렸다.
최근 소비양극화가 악화되면서 해외명품만 성장세가 뚜렷한 것도 소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실제 하위 1~5분위 소득증가분은 전년동기 4.0% 감소한 반면, 상위 6~10분위 소득은 전년동기대비 6.5% 증가했다.
특히 1분기 이후 주요 유통업체 구매 건수가 급격히 하락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지난 4월 구매건수가 5.1% 감소한데 이어 5월에는 2.6%떨어졌다. 백화점도 4월 -2.6%, 5월 -3.1%, 6월 +0.8% 등으로 구매건수가 줄었다. 슈퍼마켓은 4월 -2.9%, 5월 -4.9%, 6월 -1.1% 등으로 계속 감소세다.
구매건수 하락은 생산자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 전체 상품군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물가 압박으로 소비 여력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가 구매건수 하락으로 인해 상쇄되는 구조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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