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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안희정 아내 "김지은, 새벽 4시 콘도 부부침실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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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으로 법정 첫 출석 "남편이 말걸자 급히 나가"

조선일보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아내 민주원〈사진〉씨가 13일 법정에서 "작년 8월 새벽 4시 김지은씨가 부부 침실로 들어와 3~4분가량 머물렀다"고 증언했다. 민씨는 이날 "남편을 좋아한다는 건 이전부터 알았지만 그날 위험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민씨는 안 전 지사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석에 선 민씨는 작년 8월 '상화원' 일화부터 이야기했다. 당시 안 전 지사 부부는 주한 중국 대사 부부를 1박 2일 일정으로 충남 보령시 죽도에 있는 콘도 상화원에 초대했다. 양측 수행원들이 동행했다. 민씨에 따르면 당시 숙소는 안 전 지사 부부가 2층, 김지은씨가 1층에 묵는 복층 구조였다. 민씨는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며 "김씨가 침실 문을 아주 살그머니 열었고, 발끝으로 걷는 소리가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눈을 뜨고 김씨를 지켜봤는데 김씨가 3~4분 정도 발치에 서 있었다"고 했다. 잠에서 깬 안 전 지사가 "지은아, 왜 그래?"라고 물었고 김씨가 급히 침실을 빠져나갔다는 게 민씨 주장이다. 당시 휴대전화로 확인한 시각이 새벽 4시 5분이었다는 것이다.

민씨는 "이튿날 남편에게 '(김씨는) 당신을 위험에 빠뜨릴 사람이니 조심하라'고 말했다"며 "이후 김씨가 '술에 너무 취해 잘못 들어갔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했다. 민씨의 주장에 대해 안 전 지사 변호인이 "김씨는 '부부 침실에 들어간 적 없고, 방문 앞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고 하자, 민씨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일방적으로 남편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공적 업무 수행에 대해 내가 어찌할 수 없어 수개월간 불쾌함을 감췄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 김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김씨를 돕고 있는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 측은 "(김씨가) 당시 참석자들이 술을 마신 상태라 불미스러운 사태를 막기 위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지키다 잠들었고, 안씨 부부 침실에서 기척이 들려 1층으로 내려왔다"고 했다.

이날 민씨의 증언은 안 전 지사로부터 '위력(威力)에 의한 간음'을 당했다는 김씨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재판에서 가족 증언의 신빙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날 민씨의 증언은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성문 변호사는 "민씨가 본인 명예가 실추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증언한 만큼 재판부가 민씨 진술을 믿을 만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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