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6 (토)

도청하고, 숨고… FBI와 헤지펀드의 숨바꼭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BLACK EDGE(블랙 에지)|실라 코하카 지음|윤태경 옮김|캐피털북스|496쪽|2만3000원

2008년 7월 어느 날, 미 연방수사국(FBI)의 한국계 특수요원 B J 강은 갤리언펀드 창업자인 라지 라자라트남의 휴대전화를 도청하고 있었다. 강은 그날 라자라트남이 내부자 정보를 불법적으로 입수한 통화 내용을 확보했다. 그로부터 3년 뒤, 70억달러를 굴리던 이 헤지펀드 거물은 법원에서 11년 형을 선고받고 몰락했다.

라자라트남을 수사하던 FBI는 월가의 가장 성공한 헤지펀드로 꼽히는 SAC캐피털 어드바이저 이름이 반복해서 나오는 데 주목했다. 이 책은 SAC 창업자 스티븐 코언과 그를 내부자거래 혐의로 법정에 세우려는 FBI가 벌인 8년간의 숨바꼭질을 담았다. 코언은 비록 직원 10여 명이 쇠고랑을 차고, 무거운 벌금도 부과받았지만 법망을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책 제목으로 쓰인 '블랙 에지'는 상장 회사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실적이나 공개가 임박한 신약 정보처럼 주가를 확실하게 움직이는 미공개 독점 정보를 뜻한다.

전직 헤지펀드 애널리스트이자 뉴요커 기자인 저자는 블랙 에지를 확보하기 위해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곡예를 벌이는 트레이더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주식 졸부로만 비치는 게 싫었던 코언이 뉴욕 사교계 입성을 위해 자코메티 등 고가 미술품 수집에 빠져드는 얘기도 흥미롭다.

[김태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