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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잠실야구장 '현대판 노예'…지적장애인 노동 착취한 고물상 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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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잠실구장 전경[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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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60대 지적장애인을 서울 잠실야구장 쓰레기장에 살게 하면서 분리수거 일을 강요한 이른바 ‘현대판 노예’ 사건의 주범이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3급 지적장애인 A(60)씨에게 노동을 강요하고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장애인복지법·국유재산법·폐기물관리법 위반)로 고물상 B(53)씨를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B씨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A씨를 잠실야구장 옆 쓰레기장에 있는 컨테이너에 살게 하면서 폭언·욕설을 하고, 강제로 노동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잠실야구장의 미화원들이 쓰레기를 갖다 주면 플라스틱과 캔 등을 분리하고 직접 파지를 줍는 일 등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서울시와 계약을 맺지 않은 민간 고물업체를 운영하면서, A씨가 분리한 재활용쓰레기를 내다 팔아 최근 5년여 동안 1억4천만원가량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친형인 C(74)씨가 2006년부터 A씨의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자기 돈처럼 써온 혐의(횡령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도 추가로 확인해 C씨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C씨는 A씨가 장애인으로 등록한 2006년부터 올해까지 12년 동안 A씨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 등 6천900만원을 가로챘다. 또 C씨는 A씨가 모은 예금 1천400만원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빼앗긴 기초생활수급비·예금 등은 C씨에게 반환될 수 있도록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건은 서울시 위탁기관인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가 지난 3월 쓰레기가 가득한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A씨를 발견해 긴급구조 조치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부터 알려지게 됐다. A씨는 현재 서울의 한 쉼터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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