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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아이가 태어나면 왜 아빠 성 따라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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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위, 국회서 포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가 9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차별 없는 비혼 출산, 그 해법을 찾아서'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5일 정부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다.

이번 포럼에선 '부성(父姓) 우선주의' '혼인 중, 혼인 외 출생자 구별 원칙 개선' 등 사회 합의가 필요하거나 민감한 주제들을 공론화했다. 이런 주장들은 그동안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정부가 이 문제를 직접 공론화하기는 처음이다.

이날 발제에 나선 송효진 한국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법률혼을 기준으로 하는 '정상 가족' 위주 가족 문화와 제도 때문에 비혼으로 임신·출산하는 여성들이 사회적 편견, 차별적 인식에 시달린다"고 했다.

송 위원은 "다양한 삶의 방식과 가족 구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민법 781조의 '부성 우선주의'를 개정하자"고 했다. 태어난 아이가 원칙적으로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하고, 어머니의 성을 따르려면 혼인신고 시 결정하게 하는 법률이 차별적이라는 것이다.

2014년 기준 OECD 평균 혼외 출산율은 40.5%였지만 우리나라는 1.9% 수준이다.

'비혼 가정'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은 숫자로도 나타난다. 토론자로 참여한 변수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지난해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는 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에서 자라야만 잘 자란다'는 견해에 대해 35.6%가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밝혔고, 36.2%가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위원은 "가족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온 국가들이 저출산 문제에도 안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하는 가족관 형성과 사회 문화 조성이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손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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